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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大쇼크]②韓기업들 관세부담 ·환율변수 촉각

  • 2016.06.24(금) 16:02

전자·자동차업계, 관세변화 계산 분주
소비위축·환율 변동성 확대 등도 부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이 EU를 탈퇴한다고 해도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그동안 한·EU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하던 영국시장에 일정부분의 관세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통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란 분석이다.

 

영국 탈퇴로 인해 유럽연합 체제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경우 유럽지역 전체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소비심리 위축은 곧 국내기업들의 수출시장이 줄어든다는 의미인 만큼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 전자·자동차, 판매 감소 우려

 

전자업계는 무엇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지역의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불안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TV 등 완제품 등의 판매가 줄어들며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유예기간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무관세로 수출하던 완제품들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아울러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등 통화들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상황도 걱정하고 있다. 이들 통화가 약세를 보이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 경쟁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적지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등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대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역시 관세 부담이 발생하고, 소비심리 위축 역시 판매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중 영국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체 유럽 수출량 중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한다. 따라서 이번 브렉시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체코(현대차)와 슬로바키아(기아차)에서 생산한 물량을 영국으로 수출해왔다. 작년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량은 78만대다. 이 중 영국에서만 17만대가 판매됐다. 올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 현대·기아차의 영국 판매량은 전년대비 7% 증가한 7만8000대를 기록했다.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기아차는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앞으로는 관세 10%를 부담해야 한다. 이는 곧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향후 유예 기간 중 영국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 현대차는 체코공장에서 영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많은 만큼 영국이 EU 기준에 준하는 관세를 부과할지, 높은 관세를 요구하게 될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유럽에 티볼리와 코란도 C, 티볼리 에어 등을 수출하고 있다. 작년 영국 수출은 6000여 대로 전체 유럽 수출물량의 약 30% 정도다. 이에 따라 쌍용차도 영국의 EU 탈퇴가 확정될 경우 향후 관세 10%를 부담해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2년 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당장 미치는 영향은 없겠지만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전체 유럽 자동차 시장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철강·조선·유화, '큰 영향 없다'

 

반면, 철강이나 조선의 경우 큰 영향이 없다는 반응이다. 상대적으로 유럽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브렉시트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의 영국 수출 물량은 전체의 0.2%에 불과하다. 조선업체들도 브렉시트에 따라 수주활동에 직접적으로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는 수출에 대한 우려보다 환율 변동성으로 인한 국제유가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형국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량 4억4979만9000배럴 가운데 영국으로의 수출량은 159만3000배럴로 0.3%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최근 오름세를 나타냈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유화업계 입장에선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손실과 원료 가격 변동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으로의 제품 수출량은 미미해 수출 자체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달러 강세로 인해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은 재고손실 등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되면서 영국, EU 뿐만 아니라 세계 증시와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도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유출, 환율 급등과 같은 충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실물측면에서 유로존과의 교역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 EU체제 유지 문제까지 번질 경우 세계경기 위축에 불확실성까지 증대됨에 따라 국내경제에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브렉시트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 시장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업, 정부, 국회 모두 국내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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