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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브렉시트는 정치적 사건…실물경제 위축 제한"

  • 2016.06.26(일) 16:45

브렉시트 비상점검 회의…비상대응계획 마련·역량 총결집
韓 대응능력 확신…글로벌 금융질서 중장기적 변화 주시

금융당국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영향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과거 금융위기와 달리 간접적이고 점진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불확실성 확대와 연쇄적인 부정적 파급영향에 맞서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자본시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과도한 변동성 확대 시 미리 마련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26일 임종룡 금융위원화장은 브렉시트와 관련해 자본시장 유관기관장들과 비상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자본시장 영향 점검과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자본시장 유관기관장들과 자본시장 유관기관 비상점검회의를 열고 영국 국민투표 결과와 관련해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지난 24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예상과 달리 EU 탈퇴(찬성 51.9%, 잔류 48.1%)로 결론 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영국 증시는 3.2% 급락했고 파운드화 가치도 달러대비 6.2%나 절하됐다. 독일과 프랑스는 6.8%와 8.0% 폭락했고 미국 증시 역시 3.4%나 빠졌다. 앞서 코스피 지수도 3.1% 내리고 달러-원 환율도 2.6% 급등한 바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세계 경제가 이제까지 걸어보지 못한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글로벌 경제·금융환경이 크게 변화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투표 결과가 나왔다고 당장 영국의 EU 탈퇴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탈퇴 조건 협의와 회원국 동의 절차 등 최소 2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브렉시트가 과거 금융위기처럼 금융이나 재정의 직접적인 부실로 발생한 위기가 아닌 정치적인 사건인 만큼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간접적이고 점진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어도 경제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실물경제 위축 등의 연계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당사자인 영국과 EU를 포함, 세계 각국 정부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공조를 펼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의 충분한 대응여력에 대해서도 확신했다. 한국은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세계 7위의 외환보유고(4000억달러)를 유지하고 있고, 단기외채 비중도 2008년 금융위기(74%)에 비하면 절반이하(1분기말, 28%) 수준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상수지 역시 5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며 국내 은행들도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도 정부부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5.9%수준으로 주요국 대비 충분한 정책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영국과 유럽연합간 교역조건 재설정 등 협상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국내외 시장이 지속적으로 영향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EU 국가들의 추가탈퇴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 또한 우려된다.

 

단기적인 브렉시트 영향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금융질서에서 의미하는 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는 냉전종식 이후 '통합과 개방'의 기치아래 일관되게 진행돼 온 글로벌 경제·금융질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번 투표 결과는 EU라는 체제 속에서 이민고용 문제와 경제 상호의존성 확대에 따른 정책수행의 어려움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며 브렉시트를 계기로 글로벌 경제·금융질서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으로서는 차분하게 냉정을 찾아 세계 경제질서 변화를 주시하고 4대 구조개혁 등을 통한 경제 체제 개선과 시장의 유연성과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날 유관기관들은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불안 가능성에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등 자본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이미 마련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회사채시장 발행·유통 제도개선과 함께 기업의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이미 수립된 자문업, 공모펀드 활성화 및 펀드상품 혁신방안과 함께 앞으로 신용평가제도 개선, 파생거래시장 활성화 등 국내 자본시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고 외부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는 제도개선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거래소 구조개편,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노력과 함께 금융안정위원회(FSB),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O) 등 금융제도와 관련한 국제적인 논의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글로벌 동향을 세심하게 파악·점검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낸 저력과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의 변화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정책역량을 결집해 철저히 대비한다면 국내외 경제와 금융시장 어려움에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이동엽 금감원 부원장,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정지원 증권금융 사장,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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