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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품격]KCGI운용, 성장주 압축포트폴리오로 새 길을 그리다

  • 2026.06.10(수) 08:30

독립계운용사 인터뷰⑦목대균 KCGI자산운용 운용총괄 대표
가치·성장 경계 허물고 '저평가 성장주' 전략 확대
연금·액티브 ETF 접목해 종합 자산운용사로 도약

운용사는 수익률이 아닌 철학을 파는 곳이란 말이 있다. 철학은 곧 돈을 맡긴 투자자와의 약속이다. '저평가 가치주' '혁신 성장주' '주주 행동주의' 등 저마다의 투자 원칙과 철학을 기반으로 투자자가 맡긴 자금을 굴려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연일 오르내리는 시장은 통제할 수 없지만 그런 시장을 바라보는 철학은 운용사의 몫이다. 증시 초호황의 시대, 수많은 카피상품이 존재하는 현시점. 고유의 철학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어온 독립계 자산운용사를 만나봤다. [편집자]
목대균 KCGI자산운용 운용총괄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2007년 나온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는 한때 설정액 4조원을 넘기며 국내 공모펀드 열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큰 손실을 기록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때 펀드 운용을 맡게 된 목대균 당시 글로벌운용본부장은 글로벌 성장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원금 회복을 이뤄내면서 해외투자 분야의 주목받는 펀드매니저로 시장에 알려졌다.

현재 KCGI자산운용 운용총괄 대표를 맡고 있는 목 대표는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행동주의 이미지가 강했던 KCGI자산운용에 글로벌 성장주와 연금 운용 역량을 더하며 액티브 종합자산운용사로 체질 전환을 추진 중이다.

목 대표는 최근 비즈워치와의 인터뷰에서 "KCGI자산운용의 목표는 장기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운용사"라고 밝혔다. 상장지수펀드(ETF)와 패시브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액티브 운용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의미다."계속 싼 가치주 희망고문…투자할 만한 가치주는 성장주"

KCGI자산운용은 성장성과 가격 매력을 함께 보는 GARP(Growth At a Reasonable Price·합리적 가격의 성장주 투자) 전략을 추구한다. 우수한 경영진과 진입장벽, 기술력을 갖춘 기업 가운데 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는 방식이다.

목대균 대표는 가치주와 성장주를 구분하는 시각부터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치주라고 해서 계속 싼 상태로 남아 있으면 희망고문에 불과하다"며 "결국 성장 동력이 붙어야 투자할 만한 가치주가 된다. 투자할 만한 가치주는 결국 성장주"라고 강조했다.

목 대표의 글로벌 성장주 투자 경험도 현재 운용 전략에 반영됐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시절 미국과 중국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G2이노베이터펀드를 운용한 바 있다. 목 대표는 "미래에셋에서의 경험은 투자 방법론을 정립하는 기반이 되었고 특히 박현주 회장의 '데이터에 기반해 자세하게 분석하라'는 가르침이 큰 지침이 됐다"고 회고했다. 미국과 중국 성장주를 선별해 연구하고 집중 투자하는 압축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벤치마크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성장주 투자에서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매출 성장률이다. 목 대표는 "성장주는 매출이 어떤 곡선을 그리느냐가 중요하다"며 "페이스북이나 ChatGPT처럼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S자형 커브'를 그리는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자형 커브'는 신기술이나 서비스가 초기에는 완만하게 성장하다가 대중화 구간에서 이용자와 매출이 급증하는 곡선을 말한다.

최근 반도체 비중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전통적인 경기민감주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를 받는 구조적 성장주로 판단한다.

목 대표는 "과거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PC 중심 경기순환 산업 성격이 강했다면 지금은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투자 중심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수요처가 달라지면서 예전보다 수요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AI 시대 사람이 만드는 액티브...숫자 이면 중요

KCGI자산운용 변화는 대표 펀드인 코리아펀드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메리츠자산운용 시절 코리아펀드는 50개 안팎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 성격이 강했다. KCGI 인수 이후에는 종목 수를 30개 수준으로 압축하고 성장주 비중을 확대했다.

목대균 대표는 "한 기업당 충분한 분석 시간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종목 수를 30개 내외로 압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봤다"며 "이를 통해 벤치마크와 의미 있는 차별화를 만들고 조정장에서는 확신 있는 종목을 추가 매수할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KCGI코리아증권1호의 설정일(2013년 7월) 이후 수익률은 654.5% 수준으로 벤치마크 지수(362.3%)대비 292.2%포인트 높다. 그 외 KGCI차이나증권의 설정일(2017년6월) 이후 수익률은 205.8%, KGCI 초단기우량채증권의 설정일(2024년 1월) 이후 수익률은 8.2%다. 

운용 프로세스도 정비했다. 과거 매니저 개인 역량 의존도가 높았다면 현재는 투자 철학과 원칙, 전략을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KCGI자산운용은 재무지표와 밸류에이션 같은 정량 분석뿐 아니라 지배구조와 경영진, 브랜드 경쟁력 등 정성 요소까지 함께 고려하는 운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목 대표는 "숫자 이면에 있는 것을 보려면 정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정량적 요소와 정성적 요소가 결합해야 더 좋은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며 "좋은 시장과 나쁜 시장 모두에서 일관되게 벤치마크(BM)를 이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에도 사람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AI가 판단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융시장에는 변수가 많다"며 "시장은 사람의 욕망과 손실 회피 본능이 작동하는 공간인 만큼 결국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KCGI자산운용은 운용자산(AUM)이 작년 9월 4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 5월 말 기준 6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20여 개 기관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올 들어서는 글로벌 운용사인 피델리티와 협업해 글로벌 리서치 역량을 활용한 상품(KCGI피델리티한미AI테크펀드)도 선보였다.

"연금은 마라톤"…단기 수익률보다 리스크 관리 중요

KCGI자산운용이 최근 공을 들이는 분야는 연금이다. 세대별 자산배분형 펀드와 TDF(타깃데이트펀드), TIF(타깃인컴펀드) 등을 통해 연금 시장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연금 시장을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으로 보고 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장기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노후 자금을 맡기는 만큼 안정적인 성과가 중요한 분야다.

목 대표는 "연금은 수익자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장기적으로 초과수익을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대 사회초년생과 60대 은퇴자가 동일한 자산배분 전략을 가져가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생애주기별로 다른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연금 운용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KCGI자산운용은 세대별 펀드로 △KCGI주니어 △KCGI샐러리맨 △KCGI시니어를 운용하고, 연금형 펀드로 △KCGI프리덤TDF2030 △KCGI프리덤TDF2040 △KCGI프리덤TDF2050 △KCGI프리덤평생펀드TIF 등을 굴리고 있다.

특히 연금 운용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 수익률 경쟁보다 리스크 관리라고 강조했다. 목 대표는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수익률이 좋으면서도 시장 상황이 악화할 때 덜 하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락폭이 커질수록 복리 효과도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금은 마라톤인데 시장은 100m 달리기를 하고 있다"며 "장기 성과를 봐야 하는 상품인데 단기 성과 경쟁이 과도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연금자산 운용은 단순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장기 성과의 일관성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액티브 ETF와 연금, 채권·대체투자 역량까지 강화해 종합 자산운용사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목 대표는 "글로벌 성장주 투자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현재 공모 주식형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액티브 ETF는 물론 채권과 대체투자까지 운용 영역을 과감히 넓혀 시장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도 액티브 운용이라는 하우스의 본질과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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