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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후폭풍'...임종룡, 아! 서별관회의

  • 2016.06.29(수) 16:17

금융위, 20대 국회 첫 정무위 업무보고
구조조정 책임 공방…서별관회의 집중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0대 국회 정무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이른바 '서별관 회의'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에 곤욕을 치렀다. 최근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일부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을 '폭로'한 데다가, 이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에서 휴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별관 회의에 이목이 쏠렸다.

야당 의원들은 서별관 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인 임 위원장에게 회의 내용 공개를 요구했고, 임 위원장은 "(논의 내용이) 외부에 노출되면 시장에 영향을 주고, 회의록도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에 더해 기업 구조조정 관련 청문회를 열어 금융당국과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주장했다.

 

▲ 유일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임종룡(맨 왼쪽) 금융위원장 등 관계부처 수장들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향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야권, 서별관 회의 질타…청문회 요구

국회 정무위원회는 2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우조선해양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개입한 서별관 회의의 부적절한 역할 논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서별관이란 청와대 본관 서쪽에 있는 회의용 건물로, 이곳에서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 실세들이 모여 현안을 논의해 '서별관 회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먼저 금융당국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감사원 감사와 검찰 조사를 받고 산업은행은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는데, 금융당국은 그 책임을 어떻게 인정하고 표현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별관 회의에서 무엇을 논의했는지 알아야 판단을 할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서별관 회의 청문회를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역시 금융당국과 서별관 회의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홍기택 전 회장의 인터뷰를 거론하며 "비공식기구인 만큼 서별관 회의에서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쳐야 하는데 홍 전 회장은 이미 결정된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서별관 회의에서 내린 결정으로 국민이 피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산업은행 혁신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 임종룡 "서별관 회의, 중간 논의 자리에 불과"

임 위원장은 이에 대해 홍 전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서별관 회의라는 것은 최종적 결과를 산출하기 위한 비공식적 과정이고 중간에 논의하는 자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별관 회의의 주요 참석자와 회의록 공개 요구에는 "관계부처의 비공식적 협의 과정이기 때문에 기록하지 않는다"며 "회의록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무위 새누리당 의원들도 임 위원장의 반박을 거들었다.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은 "관계기관 간에 밀접한 협조가 있어야 하는 사안인데, 그럼 관계기관이 모여 정책협의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의동 의원 역시 "금융위를 포함한 금융당국이 산업 구조조정을 미리 준비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기택 전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해양 4조원 지원이 서별관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됐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그는 "애초 시장 원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으며, 산업은행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홍 전 회장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 담당 부총재직을 돌연 휴직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 "브렉시트 불안감 안정세…차분하게 대응"

임 위원장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의 국내 금융시장 여파에 대해서는 불안감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장기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로 우리 금융시장도 지난 금요일 큰 영향을 받았지만, 금주 들어 주식·채권·외환시장 모두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자금도 주식시장 전체로는 유출이지만 코스닥에서 아직 유입 규모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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