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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유탄맞은 금융위, 폐지론 솔솔

  • 2016.07.04(월) 15:15

구조조정 책임론에 20대 국회서 힘 받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
금융위 "금융감독 개편, 블랙홀 같은 이슈" 경계

"20대 국회에서 우리 금융산업의 도약을 위해 필요한 금융개혁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1일 금융개혁추진위원회, 임종룡 금융위원장)

실제 국회 안팎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은행법 개정안 등 금융개혁 법안들이 대우조선 등 기업 구조조정 책임론의 유탄을 맞아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야권에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판을 키우고 있고, 이런 연장 선상에서 금융위를 축소하거나 개편하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도 거론하기 시작했다.

금융위는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 거대담론 중심의 금융개혁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논란만 퍼지고 블랙홀 같은 이슈가 됐다"며 강하게 경계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점차 '대선 모드'로 진입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역할을 조정하는 논의는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임종룡(오른쪽 두 번째)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효자로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제5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금융위 "금융감독 개편은 논란만 불러"

금융위는 4일 예정에 없던 보도 참고 자료를 내놨다. '금융개혁 바로 이해하기'란 제목의 이 보도자료에는 금융위가 추진하는 '금융개혁'의 목표와 그간의 추진 현황, 중요성 등을 담았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은행법 개정안이나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자본시장법 등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한 금융개혁 관련 법안들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최근 일각에서 지적하기 시작한 금융개혁 회의론에 대한 반박이다. 금융위는 금융개혁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 말 조사 결과 상당한 수준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며 "7~8월 중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실태평가를 한 뒤 구체적 성과를 높이도록 점검·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언급하기 시작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선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금융위는 감독체계 개편 논의에 대해 '논란만 확산하고 블랙홀 같은 이슈'라고 선을 그으며 "국민이 체감하는 구체적 성과 도출에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추진하는 금융개혁에 대해 "소비자·현장 중심"이라고 치켜세웠다.

◇ 야권, 국정조사 요구·금융위 개편 등 공세

금융위가 이런 해명을 내놓은 것은 20대 국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소야대 정국에 만만치 않으리라는 전망은 많았지만, 야권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거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소속 의원 121명은 지난 1일 조선·해운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기업 부실화 진상 파악과 서별관 회의 등에 대한 국정 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요구서를 통해 ▲금융위와 서별관 회의 참석자 등 책임소재 규명 ▲부실을 초래한 조선ㆍ해양 산업 경영진 책임 등을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최근에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의 필요성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인터뷰 등을 통해서 이런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야권에선 내년 대선을 통한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두고 이 논의를 지속해서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의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은행법 개정안 등 금융위가 추진하는 법안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야권 일각에선 인터넷은행에만 은산분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긴 했지만, 여전히 일부의 반대가 완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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