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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전략실 해체하면..대안은?

  • 2016.12.07(수) 11:22

주요기능 삼성전자 등 이전 전망
지주회사 설립시 컨트롤타워 역할 가능

청문회 출석은 끝났지만 그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의 성장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결정과 미래전략실의 기획, 각 계열사의 실행능력 등은 이른바 '3대 축'으로 여겨져 왔다.

 

이 부회장의 미래전략실 해체 발언이 그룹 내부에서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배경이다. 미래전략실 해체는 그동안 이어져온 삼성의 성장공식이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의 기업규모 등을 고려할때 미래전략실이 수행하고 있는 기능 자체를 없애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해 비판 입장을 견지해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 조차도 전날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말한 것은 충격적이면서도 반갑다"며 "해외법인까지 400개가 넘는 계열사가 되는 삼성이 컨트롤타워 없이 운영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할 정도다.

 

◇ 삼성 내부는 '충격'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에 관해서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선대 회장께서 만들었고, 회장께서 유지해온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이나 의원들의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말했다.

 

생중계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삼성 임직원들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삼성 내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미래전략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등 부정적 여론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기능에 대한 검토, 개선 수준의 발언은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올해 정기인사에서도 미래전략실 개편, 축소 여부 등이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예상보다 강도높은 '해체' 카드를 내놓을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도 7일 이 부회장의 발언이 예정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나중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언하면서 삼성 내부에서는 향후 수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도 "현재 기능들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해야하지 않겠냐"며 "실제 해체까지는 일정기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6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 이사회 등 역할 강화될 듯

 

당장 제시되는 방안은 미래전략실의 주요 기능을 삼성전자에서 맡는 방법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전자계열사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사회 기능을 강화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력계열사에도 일정한 기능들을 분산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이 현재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분담하는 그림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지주회사 전환시 상당기능을 지주회사가 맡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삼성 지주회사와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성사되고,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이 이뤄진다면 최상단에 위치한 지주회사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그룹을 경영하는 구도도 가능해진다. 이 경우 최상단 지주회사가 컨트롤타워 기능을 맡을 수 있다.

 

이에따라 당장은 주력 계열사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현대차그룹의 방식, 이후에는 LG와 같은 전형적인 지주회사 방식으로 단계를 밟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분야별로 다양한 위원회 체제를 가동하는 방안도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전신은 이병철 선대회장 재임 당시 만든 비서실 조직이다. 오너인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경영전략 등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기능이다. 회장 비서실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본부로 이름을 바꿨고, 2006년에는 전략기획실로 변경됐다. 2008년 삼성 특검이 시작되며 업무지원실로 축소되기도 했다.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이건희 회장이 2010년 경영에 복귀하며 미래전략실로 재편됐다.

 

미래전략실은 그룹 내부에서 '실(室)'로 통칭되며, 전략과 기획, 경영진단, 커뮤니케이션 등의 조직이 포진해 있다. 최지성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을 맡고 있으며 계열사간 사업조정, 최고경영진 인사, 계열사 감사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법적인 실체없이 권한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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