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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상륙]①'자동차의 아이폰'이 된 사연

  • 2017.02.21(화) 10:54

사고의 전환으로 세계적인 업체로 '우뚝'
창의적 발상 통해 전기차 패러다임 바꿔

국내 전기차 시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한국 상륙이 가시화하면서다. 테슬라 전기차는 자동차 업계의 '아이폰'으로 불린다. 혁신을 통해 기존의 전기차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아이폰이 출시됐을 때처럼 소비자들은 테슬라에 열광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정체돼 있었지만 테슬라가 나서면서 인프라 확충에 대한 요구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테슬라 효과'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테슬라의 국내 진출에 따른 영향과 효과, 국내 시장의 변화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미국의 순수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그동안 국내 진출 여부를 두고 이런저런 분석이 오갔지만 테슬라의 최종 결정은 한국 시장 공략이었다. 소비자들이 테슬라에 열광하는 것은 테슬라의 전략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기존 전기차에 대한 개념 자체를 변화시켰다. 디자인, 배터리, 성능 등의 측면에서 기존 전기차를 압도했다. 가솔린과 디젤차의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 전기차가 가진 한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테슬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됐기에 가능했다.

◇ 욕망을 자극하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이름은 '비운의 천재 과학자'로 불리는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에서 따왔다. 니콜라 테슬라는 또 다른 천재 에디슨과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전기를 연구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뛰어난 업적을 이뤘음에도 에디슨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에디슨은 '사업가형 과학자'였다면 테슬라는 '예술가형 과학자'였다. 테슬라가 발명한 것들은 현재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교류 발전기와 송·배전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전기 문명이 완성됐다. 그가 발명한 '테슬라 코일'은 혁명이었다. 당시 60㎐에 불과했던 가정용 전기를 수천㎐의 고주파로 바꿨다. 이를 이용해 그는 최초의 형광등과 네온등을 만들었다.

▲ 테슬라 CEO인 엘론 머스크. 테슬라는 엘론 머스크의 투자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사진 출처:포브스)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그의 이름에서 사명(社名)으로 따온 것은 그가 이룬 전기 분야에서의 업적 때문이다. 사명은 그에게서 따왔지만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걷고 있는 길은 에디슨에게 배신당했던 그의 삶과는 달리 전세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가 인기를 끄는 핵심 요인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 욕망을 현실로 이끌어 냈다는 것. 럭셔리카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유려한 디자인을 전기차에도 적용했다. 판매방식도 온라인을 활용했다. 세계적인 스타와 부호들이 앞다퉈 테슬라를 찾았다.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자신이 타던 도요타 프리우스를 버리고 테슬라를 구매한 사례는 유명하다.

테슬라의 CEO인 앨론 머스크는 "친환경적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부유하고 지적인 심리를 간파하고 그들의 지적 우월감을 충족시켜주려 했던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손에 넣고 싶어하는지를 제대로 짚어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고정관념이 깨지다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됐다. 이듬해 2004년에 앨론 머스크가 650만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본격 순항을 시작한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앨론 머스크가 사비를 털어 회사를 지탱해야만 했다.

2006년 테슬라는 마침내 첫 작품인 '로드스터'의 시제품을 선보인다. 한 번 충전으로 400㎞를 갈 수 있는 2인승 컨버터블 스포츠카였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4초에 불과했다. 가솔린 엔진의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이때만해도 테슬라의 존재는 생소했다.

▲ 테슬라의 '로드스터'.

2008년 로드스터를 양산하기 시작하면서 테슬라는 본격적인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전기차는 기존의 것과는 다르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당시만해도 전기차는 시티 카(City Car)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테슬라는 보란 듯이 이를 뒤집었다.

특히 배터리 기술이 독특하면서도 탁월했다. 기존 여타 전기차들과 달리 테슬라는 쉽게 구할수 있는 노트북용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6000개를 이어 붙였다. 배터리 수급 문제로 곤란을 겪던 여타 업체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 배터리로 전기차의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주행거리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테슬라는 '모델S', '모델D', '모델X' 등 럭셔리 세단에서 SUV까지 다양한 모델의 전기차를 선보였다. 디자인과 성능 모두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큼 혁신적이고 뛰어났다. 올해에는 보급형 '모델3'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만들어 놓은 한계를 보란 듯이 넘어서면서 테슬라는 세계 최고의 전기차 업체로 우뚝 섰다.

◇ 확산되는 '테슬라 신드롬'

소비자들은 테슬라에 열광했다. 작년 테슬라의 '모델3'는 사전 예약 발표 36시간만에 25만3000대가 판매됐다. 금액으로 치면 12조원에 달한다. 전세계 전기차 시장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가히 '신드롬'이라고 불릴만하다.

테슬라는 기존의 전기차와는 다른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배터리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방전과 과열에 따른 폭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전기차가 친환경성과 성능면에서의 우수성에도 불구, 내연 기관 자동차를 섣불리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다.

▲ 단위:대·백만달러

테슬라는,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배터리인 만큼 여기에 온 힘을 쏟았다. 단적인 예로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기술의 약 70% 가량이 배터리 기술이다. 배터리 과열 방지 특허만해도 44건에 달한다. 배터리에 집중한 결과 테슬라의 차량은 모델S 기준으로 40분만에 배터리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테슬라는 고유의 충전 시스템인 슈퍼차저를 미국 전역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테슬라 이용 고객은 이 슈퍼차저를 통해 평생 무료로 자신의 차량을 충전할 수 있다. 아울러 테슬라 차량 내부에는 차량 전체를 한눈에 통제할 수 있는 17인치 터치스크린이 장착돼있다. 여타 업체들이 차량의 성능에만 집중할때 테슬라는 차량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까지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성공 비결은 기존 업계가 스스로 구획지어 놓은 한계와 선입견을 철저히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해 단숨에 뛰어넘었다는 점"이라며 "테슬라 돌풍은 마치 과거 애플의 아이폰이 새로운 세상을 열었던 것과 비교될만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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