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1% 모자란 1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슈퍼 호황'을 맞은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압도적인 힘을 발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연결기준) 50조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6.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4%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20%에 육박한 19.8%. 전분기 대비 2.51%포인트, 1년전보다 6.39%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잠정실적은 매출 49조6000억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예상한 증권가 추정치를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1분기와 견주면 삼성전자의 실적 호전을 더욱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새해가 시작되는 1분기는 신제품이 나오기 전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는 '삼성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180도 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이 48.1% 늘며 10조원 고지를 눈 앞에 뒀다. 삼성전자가 1분기 기준으로 9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1등 공신은 '슈퍼 사이클'를 타고 승승장구하는 반도체였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은 6조원대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4조95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주력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가격이 올해 들어 각각 18%, 8% 오르면서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되면서 1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 실적의 한 축을 이뤄온 무선사업부문은 지난해 4분기(2조5000억원)보다 줄어든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A·J와 같은 중저가폰 판매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선사업부문의 실적호전은 갤럭시S8가 풀리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