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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 ‘사드·통상 이슈’ 고충 끄집어낸 재계

  • 2017.07.28(금) 14:13

[文대통령·재계 1차 간담회]
현대차·LG·신세계, 중국 사드 보복 어려움 토로
포스코 美통상 문제…경영 현안 정부 지원 요청

문재인 대통령 취임후 재계와 첫 만남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중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미국 통상 이슈는 사안의 심각성 만큼이나 자신들의 직면한 어려움을 생생하게 전했다. 정부의 협조와 규제 완화, 지원 등을 요청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

지난 27일 열린 문 대통령과 재계와의 1차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과 졍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과 손경식 CJ 회장 등 재계 총수 및 전문경영인 7명, 중견기업 오뚜기 함영준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기업인들은 우선 사드 여파를 비롯한 중국의 자국 기업 보호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출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부회장에게 “중국 때문에 자동차가 어려운 것 같은데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고, 이에 정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회를 살려 다시 기술을 개발해 도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올 3월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상반기 중국 현지 판매량은 36만1000여대로 전년대비 28.8% 감소했다. 또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그룹 내 계열사 뿐 아니라 협력사들도 사드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의선 부회장이 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용진 부회장 또한 “저희가 호텔사업도 하고 있는데 완전히 (중국인 관광객) 빠지고 면세점도 중국인들 단체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를 비롯한 국내 면세점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LG그룹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펼치는 LG화학은 번번이 중국 정부의 안전 규제 인증 획득에 실패하면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구 부회장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데 중국이 일본 업체는 되고 한국 업체는 안 된다고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놔 중국 차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못판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사들의 대표격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미국의 반덤핑관세 부과로 인한 수출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미국 철강 수출 때문에 걱정하시죠?’ 라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권 회장은 “당분간 미국에 보내는 것은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미국 정부의 견제를 받아온 국내 철강사들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더 높아진 무역장벽에 직면한 상태다. 올 3월 포스코는 후판 제품에 11.7%의 반덤핑관세를 부과 받았고, 4월에는 현대제철(13.84%)과 넥스틸(24.92%), 세아제강(2.76%) 등이 유정용 강관에 관세 폭탄을 맞았다.

이에 더해 지난 4월부터 미국이 무역확장법을 근거로 철강재 수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결과 발표 시기를 확정하지 않아 미국 수출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됐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탈(脫) 원전에 대해 언급했다. 박 회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면 주(主)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발전터빈 등)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해외에서 사업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진출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원전을 비롯한 발전 사업이 주력 중 하나다. 지난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과 2조5000억원 규모의 신고리 원전 5·6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최근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논의에 들어간 신고리 5·6호기 사업이 최종 중단되면 두산중공업 입장에선 남아있는 1조4000억원 가량의 일감이 날아가게 되는 상황이다. 박 회장이 에둘러 표현했지만 두산에게 탈원전 정책은 직면해 있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다.

기업인들은 신사업 확장을 위한 규제완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적극 개발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규제 완화를 건의드린다”고 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의 금춘수 부회장도 “정부의 지원으로 태양광 사업이 힘을 받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소) 입지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한편 28일 열리는 문 대통령과 재계의 2차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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