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부품업체 ZKW를 1조대에 인수를 추진한다. 전장사업은 구본준 LG 부회장이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로 이번 인수합병(M&A)은 LG 역사상 최대의 '빅 딜'이다.
▲ 전장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구본준 ㈜LG 부회장. |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LG는 최근 ZKW를 인수를 위해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일본 파나소닉도 뛰어들었다.
LG전자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에서 "미래성장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으며 ZKW 인수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ZKW는 1938년 설립된 차량용 조명 부품업체로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 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중국, 멕시코, 체코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9억6850만유로(약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전자와 ㈜LG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접점을 늘리고 자동차 부품사업 확대를 위해 ZKW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13년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관련 사업을 강화해왔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LG화학 등 다른 계열사들도 차량용 디스플레이나 LED램프, 통신부품, 배터리 등을 생산하며 자동차 관련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LG그룹의 전장사업은 구본준 부회장이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다. 구 부회장은 LG전자 대표이사 시절부터 자동차부품 분야를 직접 챙기는 등 관심이 높았다. 2015년말부터는 그룹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전장사업에 힘을 실어줬고 지난해 말에는 신사업뿐 아니라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쪽으로도 역할이 확대됐다. LG전자와 ㈜LG가 ZKW 인수에 나선 것도 전장사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구 부회장의 역할확대와 무관치않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수가 성공하면 LG그룹 역사상 최대규모의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LG그룹의 M&A 중 가장 큰 규모는 2010년 LG생활건강이 인수한 더페이스샵 (4666억원)이었다. 지난해 LG화학이 팜한농(4245억원)을 사들였지만 인수금액은 5000억원을 넘지 않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 및 그룹 차원의 인수가 확정될 경우 전장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매출증가를 통해 기업가치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스마트폰 사업부진을 전장사업의 높은 매출 증가를 통해 성장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