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800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키로 했다. 무노조 기조를 유지해 온 삼성의 다른 계열사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17일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하는 90여개 협력사 8000여명의 사내 하청 근로자들이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으로 소속과 처우가 바뀌게 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가 생산하고 판매한 가전제품의 수리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협력사 직원 신분인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그간 사내 하청 대신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노조활동을 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비슷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다른 대기업들도 사내하청 근로자를 직접 채용하는 등의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 7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나두식 지회장(왼쪽)과 삼성전자서비스 최우수 대표이사(오른쪽)가 협력업체 직원 직접 고용 합의서에 서명했다. |
삼성전자서비스는 특히 "앞으로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노사 양 당사자는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 계열사가 공개적으로 노조 활동을 인정한 것은 1938년 그룹 창립 이래 처음이다. 검찰이 삼성의 '노조 와해' 문건 수사를 벌이는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고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 등이 감안된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현재 삼성에는 삼성지회(삼성물산 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에스원 노조, 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SDI·삼성엔지니어링 노조 등 8개의 노조가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른 시일내 직접 고용에 따른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고 서비스 위탁계약 해지와 관련해 협력사 대표들과 대화를 통해 보상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