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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자사주 1조 사들이는 까닭

  • 2018.05.01(화) 10:14

사상 처음…발행주식의 5.6%로 주가 안정 포석
최근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상장 철회도 오버랩

SK이노베이션이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금액도 1조원이나 되고 발행주식수로는 5%가 넘는다. 주가 안정을 위한 것이지만 최근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세 번째 기업공개(IPO) 계획 마저도 접은 것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보통주 520만8333주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발행주식(보통주 기준)의 5.6% 규모다. 금액으로는 1조원(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 19만2000원 기준)어치다. 매입 기간은 이달 2일부터 8월1일까지 3개월간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 취득은 2007년 7월 옛 SK㈜에서 분할·신설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52만1165주(지분 0.6%)를 소유하고는 있지만 2008년 2월 옛 SK인천정유 합병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을 줄곧 갖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부쩍 공들이고 있는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이라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8월 창사 이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11월에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즉,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가 안정을 위한 것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최근 신통치 않은 편이다.

2014년 말만 해도 7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3년만인 2017년 말에는 20만원대를 찍었다. 정유업 호황을 배경으로 2016~2017년 3조2000억원대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고치를 연속으로 갈아치운 실적 호전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달 2일 21만4000원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며 27일에는 19만20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현재도 19만6500원으로 20만원을 밑돌고 있는 상태다. 

공교롭게도 최근 100%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이 IPO 철회 결정 직후 자사주 매입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보면 상장 백지화로 실망감이 컸을 주주들을 의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2012년, 2015년 이후 세 번째 상장 도전에 나섰던 SK루브리컨츠는 공모가(희망가격 범위 10만1000원~12만2000원) 확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 지난달 27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 SK이노베이션 자회사와 상장…‘질긴 악연’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소유지분 100%(4000만주) 중 25.5% 구주매출을 통한 1조원이 넘는 자금 확보와 자회사 상장으로 기업 가치 향상을 기대했던 주주들로서는 상실감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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