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이 중국 정부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 마침내 일본 도시바메모리를 품에 안게 됐다.
일본 도시바는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 정부가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도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의 마지막 걸림돌이 사라졌다.
한·미·일 연합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베인캐피탈, 호야, 애플, 킹스톤, 시게이트, 델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지난해 9월 각국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2조엔(약 20조원)에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일 연합은 그간 한국·미국·일본·유럽연합 등 7개국의 승인을 받았으나 마지막으로 남은 중국 정부의 심사가 지연되면서 한때 매각 무산 가능성이 거론됐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인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승인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승인을 바탕으로 한·미·일 연합은 내달 1일 대금지급 등을 마치고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종결지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금액은 총 3950억엔(약 4조원)이다. 도시바메모리가 발행하는 전환사채에 1290억엔(1조3000억원),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2660억엔(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꿀 경우 도시바메모리의 지분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기밀정보 접근 등에는 제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으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와 사업 및 기술협력을 통해 낸드플래시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서버 등에 쓰인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삼성전자(40.4%), 도시바메모리(16.2%), 미국 웨스턴디지털(14.8%), SK하이닉스(11.6%), 미국 마이크론(9.9%) 순으로 기록됐다. 전체 시장규모는 538억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