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대한 4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공식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일본 도시바 메모리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금액은 2조엔(약 20조원)으로 이 중 SK하이닉스의 투자금액은 3950억엔(약 4조원)이다.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베인캐피탈, 도시바, 호야, 애플, 킹스톤, 시게이트, 델 등 다수의 업체가 참여했다.
의결권 지분율은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도시바, 호야가 각각 49.9%, 40.2%, 9.9%다. 애플·킹스톤·시게이트·델 등의 경우는 사채형 우선주 형태로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투자금액 중 1290억엔(약 1조3000억원)은 전환사채(CB) 형태다. 일정 기간이 지나 주식으로 전환시 15%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다. 이외 2660억엔(약 2조7000억원)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출자, 도시바 메모리 상장시 자본이득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와 맞물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최 회장은 당초 오는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연례 만찬 참석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조정해 일본에 먼저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인수 작업을 막판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메모리 지분 인수로 성장성이 큰 낸드플래시 사업 및 기술적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투자를 공식화함에 따라 한미일 연합은 곧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PA를 마무리짓더라도 인수 완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우선 각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대략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일정이다. 또한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도시바가 매각 완료를 계획하고 있는 시점은 내년 3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