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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리콜현장…딜러 멱살 잡히는데 경영진 베일속

  • 2018.08.01(수) 11:01

리콜사태후 김효준 회장 사과문 한 줄이 끝
본사·서비스센터간 엇박자 연속 '불만 쇄도'

▲ BMW코리아 바바리안송도 서비스센터내 정비를 위해 입고된 차량이 가득하다.

 

BMW코리아 측이 리콜 계획을 밝힌지 나흘이 지난 지난달 30일 밤 8시. 인천 지역 BMW 한 서비스센터에선 지친 기색이 역력한 직원(어드바이저) 서 너명이 잔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마침 이날 저녁엔 BMW코리아가 '31일부터 전국 61개 서비스센터를 주말 무휴, 24시간 운영해 매일 1만대를 (긴급안전진단)점검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시점이라 리콜대상 차량이 늦게까지 입고되고 있었다. 긴급안전진단을 받기 위해서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차량입고증을 적으면서도 고객 눈치를 살피느라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미 리콜 대상 고객중 일부는 서비스센터를 찾아와 고성을 지르면서 울분을 토했기 때문이다.

 

31일 밤 8시 같은 서비스센터를 다시 방문했다. 이날은 어드바이저 전원이 남아 야근 중이었다. 전날과 다르게 정비지역과 실내외 주차장 내 입고된 차량이 가득했다.

 

서비스센터 한 직원은 "오늘부터 서비스센터가 24시간 운영된다"면서 "사실 저희도 (24시간 운영계획을) 몰랐는데,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고객이 이 사실을 알려줘 알게됐다"고 토로했다.

 

직원이 BMW코리아 본사로부터 업무지침을 받은 것보다 언론 발표가 먼저 이뤄지고, 뉴스를 통해 이를 인지한 고객이 방문때 알려줬다는 얘기다.

 

이번 리콜 사태가 발생한 뒤 BMW 코리아와 딜러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센터 간 엇박자는 사실 이 뿐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와 BMW코리아가 리콜 계획을 처음 발표했을 때 서비스센터는 리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날 리콜 뉴스를 접한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전화해 긴급안전진단과 리콜수리 예약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서비스센터 측은 전산상 리콜계획이 아무것도 나타나질 않아 예약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만 하루가 지난 27일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BMW코리아 측은 주말에도 리콜수리를 진행한다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지만, 정작 서비스센터에선 주말 리콜수리 예약을 받지 않았다.

 

이유도 정확치 않다. '부품공급계획을 보면서 주말예약을 받을 것'이란 해명이었지만, 8월20일 이전까지 공급되기 시작할 리콜 부품이 평일에는 가능하고 주말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BMW코리아 바바리안송도 서비스센터내 정비를 위해 입고된 차량이 가득하다.

 

리콜대상 차량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서울지역 서비스센터나 전시장은 더욱 상황이 안좋다.

 

BMW 서울지역 전시장 한 매니저는 "일부 직원들은 고객에게 멱살까지 집히면서 항의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 대규모 리콜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리콜계획 발표 첫 날에는 우왕좌왕했던게 사실"이라면서 "다만 하루하루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점차 고객응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BMW 리콜 사태 이후 고객 접점에 있는 딜러나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죄인 신세'가 됐다. 성난 고객의 화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하지만 BMW코리아 경영진은 정작 무엇하고 있는지 현장 직원들 아무도 모른다는 반응이다.

 

BMW코리아 홈페이지에 기재된 김효준 회장 명의의 사과문 한 줄이 전부다. 오히려 일부 언론에선 김효준 회장이 나서서 BMW 독일본사를 설득, 대대적 리콜을 이끌어 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다.

 

BMW 한 고객은 "경영진이 독일본사와 얘기하고 국토부랑 협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에 대한 예의를 표시하는 것이 더 우선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100년 가까이 쌓아온 BMW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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