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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컨소, 세계 3대 실리콘업체 모멘티브 품었다

  • 2018.09.13(목) 11:36

총 30억달러…KCC·원익·SJL 45:5:50 투자
정몽진 KCC, 실리콘 세계 2위로 '퀀텀점프'

재계 '현금 부자'로 이름난 건축자재 대기업 KCC가 세계 3대 실리콘 업체인 미국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이하 모멘티브)를 품었다. 반도체 원료·장비업체 원익그룹, 사모펀드(PEF) 운영사 SJL파트너스와 함께다. KCC는 이번 거래로 반도체 핵심원료인 실리콘 분야서 일약 세계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KCC는 원익그룹, 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글로벌 PEF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보유한 모멘티브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한 안건이 자사 이사회를 통과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사회 직후 KCC는 서울 중구 회현동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에서 KCC 정몽진 회장을 비롯한 회사 주요 임원진과 SJL파트너스 임석정 대표, 모멘티브의 잭 보스(Jack Boss) 대표, 브래들리 벨(Bradley Bell) 이사회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약 30억달러(약 3조3570억원)로 알려졌다. SJL파트너스 50%, KCC 45%, 원익그룹이 5%를 각각 부담할 예정이다.

 

모멘티브는 미국 다우듀폰, 독일 바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및 석영·세라믹 기업으로 꼽힌다. 작년 매출이 23억3100달러,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2억93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4%, 23% 증가했다. EBITDA 마진율은 12.6%였다. 매출 구조는 실리콘과 석영·세라믹 부문이 대략 9대 1이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지난해 기준 약 7만t이던 연간 실리콘 생산량을 약 30만t 이상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독일 바커를 제치는 세계 2위 규모다. 특히 종전에는 수익성 낮은 건자재, 생활용품 등에 사용되는 실리콘을 다뤄왔지만 앞으로는 첨단소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확장하게 됐다.

 

모멘티브는 산업용 실리콘 생산기술, 샴푸와 린스가 결합된 투인원 샴푸, 자외선(UV) 차단기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실리콘, 실리콘 폴리에테르를 사용한 섬유유연제 등에서 세계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 원천기술과 4000곳 이상의 고객사도 보유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 인수로 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화장품 등 한국의 주력 산업들의 기초 원료가 되는 핵심 소재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며 "한국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실리콘 산업은 친환경소재 및 경량화 소재의 수요 증가 추세로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기대다.

   

▲ 정몽진 KCC 회장

 

이번 KCC 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는 역대 한국 기업의 해외 M&A 거래 중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 달러),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49억 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큰 거래다.

 

이번 인수로 KCC의 연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작년 기준 3조4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전체 매출은 8조원을 넘어서 현재 30위권인 KCC 그룹의 재계 순위도 20위 안팎으로 올릴 전망이다.

 

지난 4일 정몽진 KCC 회장은 "모멘티브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고, 또한 매우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최종 승인 단계까지 차질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관련 이슈들을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KCC는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3조5000억원에 달해 재계에서도 '현금 부자' 기업으로 이름나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과거 삼성그룹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할 때 삼성물산 자사주를 인수해 의결권을 보태는 백기사 역할을 하기도 했고,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현대산업개발 등 범 현대가 지분도 적잖게 보유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모멘티브 인수 후 실리콘 사업부와 석영·세라믹 사업부를 분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익그룹의 인수주체인 원익QnC는 세계 1위인 모멘티브의 석영·세라믹 분야와 결합해 이 분야 세계 수위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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