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앞세워 모바일 시장에서 도약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내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형 갤럭시 스마트폰 공개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에는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8'에서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 4.6인치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살짝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갤럭시 시리즈 출시 10주년을 맞아 혁신적인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공개 장소를 애플의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잡은 것도 경쟁사의 심장부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삼성전자가 내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갤럭시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이날 폴더블 스마트폰이 공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행사에 앞서 삼성전자가 각 언론사에 보낸 초청장(사진위)과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 게시한 한글 옥외광고(사진아래)에선 폴더블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다./사진 제공=삼성전자 |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를 타개할 유력한 방안으로 폼팩터(제품 외관) 혁신을 꼽아왔다. 그간 외관이나 기능이 비슷한 스마트폰이 쏟아져나오면서 차별성을 찾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에게 접고 펴는 스마트폰의 등장은 핵심 구매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CES 2019'에서 신생기업인 중국 로욜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가 큰 관심을 받은 것도 폼팩터 혁신에 대한 시장의 갈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플렉스파이는 아웃폴딩(디스플레이가 밖으로 접힘) 방식이라 오작동이나 디스플레이 손상 우려 등이 있고, 접히는 부분의 곡률(곡선의 휘는 정도)이 커 온전한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보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로욜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게됐지만 삼성전자가 진정한 의미의 완성도가 높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30만번 이상을 접었다 펴도 문제가 없는 내구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낮은 곡률로 인폴딩 방식을 구현해 폴더블 기술을 현실화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내달 20일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일 전세계 미디어에 보낸 초청장에 폴더블 스마트폰의 측면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사용한데 이어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 '미래를 펼치다', '이월이십일'이라는 한글 옥외광고를 진행하는 등 '군불'을 때며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의 실적개선을 이끌 견인차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IM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조원대를 기록한 뒤 매분기 이익폭이 줄며 4분기에는 1조원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460만대에 그쳤다. 한해 전에 비해 2200만대가 줄어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여느 스마트폰 제조사와 달리 자회사(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폴더블의 핵심인 디스플레이 기술을 내재화한 상태"라며 "초프리미엄급의 강자인 애플과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 화웨이를 따돌릴 무기로 폴더블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