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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웃지 못하는 '업계 1위'

  • 2019.02.11(월) 17:18

[어닝 2018]정유 리그테이블
정유 4사, 영업이익 4.7조…전년 대비 40% 감소
작년말 4년만 손실…유가 급락에 수요부진 겹쳐 

SK이노베이션이 어김없이 정유업계 1위를 기록했다. 매출은 2014년 이후 가장 많아 몸집도 불어났다. 업계 2위인 GS칼텍스와 비교해 격차를 더 벌렸다.

다만 외형에 비해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판매 수익은 줄고 제품 수요도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으며 수익성이 고꾸라졌다.

◇ 재림한 2014년 '악몽'

비즈니스워치가 11일 집계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연결기준)은 총 137조8408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해 21.2% 증가했다.

외형과 달리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4조6960억원으로 지난 2017년(7조7345억원)과 비교해 40%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6.8%에서 3.4%로 반토막 났다.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락한 영향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4.4달러에서 작년 4분기 2.8달러로 36.3% 하락했다.

이는 미국 '셰일혁명'으로 인한 석유제품 공급과잉이 결정적이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1090만 배럴 안팎으로 세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원유 제품인 휘발유, 등유, 경유 제품이 시장에 많이 풀렸지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요가 줄어 정제마진 하락을 부채질했다.

셰일오일 증산,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유가 하락도 정유사들에 치명타를 날렸다. 정유사들이 주로 쓰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0월 배럴당 평균 79.4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여 12월 들어 57.3달러로 이 기간 27.8% 떨어졌다.

유가 하락 등으로 정유사들은 4분기에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4분기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모든 정유사들이 적자를 본 이후 4년 만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비싼 가격에 원유를 도입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서 정유사들이 재고 관련 손실을 입는다.

◇ SK이노베이션, 어쨌든 '선두'

SK이노베이션은 이번에도 '왕좌'를 지켰다. 지난해 연간 매출 54조5109억원, 영업이익 2조120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7%에서 3.9%로 떨어졌다.

2위인 GS칼텍스와 비교하면 매출 격차는 지난 2016년 15조8443억원에서 지난해 18조1479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영업이익 차이는 1조2202억원에서 8860억원으로 좁혀졌다.

정유사업 영업이익이 7132억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 났고 화학사업 실적이 1조1175억원으로 18.9% 줄었기 때문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배터리사업 적자는 3175억원으로 늘었다.

GS칼텍스는 4년 연속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매출 36조3630억원, 영업이익 1조2342억원을 거뒀다. 지난 2017년에 견줘 매출은 19.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6%에서 3.4%로 떨어졌다.

정유, 화학, 윤활유사업 모두 전년만 못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 2017년 8월 화재로 작동을 멈췄던 여수공장이 지난해부터 상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가며 '분전'한 것이 무색했다.

S-OIL은 4년 연속 3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매출 25조4633억원, 영업이익 6806억원을 기록했다. 2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2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6%에서 2.7%로 낮아졌다.

'비장의 무기'에도 유가 급락 영향을 피하지는 못했다. S-OIL은 지난해 11월부터 원유 찌꺼기와 정유 제품을 고부가 제품으로 바꾸는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ODC) 설비 상업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막내 자리에 머물렀다. 이 회사는 매출 21조5036억원, 영업이익 6610원을 기록했다.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매출은 3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가량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9%를 기록했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자회사를 연결 실적에서 제외한 것도 뼈 아팠다.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현대쉘이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와 글로벌 에너지업체 쉘이 지분 60대40으로 만든 합작사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 상장 준비과정에서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됐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지난해 65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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