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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허리 좀 펴질까

  • 2019.04.18(목) 13:42

주요 제품 휘발유 가격 상승세…수요증대, 재고하락덕
WTI 가격 하락해 미국 정유공장 가동률 하락 전망도

경유 다음으로 정유사 매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휘발유 가격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공급과잉 주범이었던 미국 정유사들의 정기보수, 계절적 수요증대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18일 유가정보시스템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74.4달러를 기록했다. 휘발유값은 지난해 12월 60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상승해 고유황 중유와 가격차를 벌렸다.

원유를 정제하면 불순물이 적은 제품인 휘발유, 경유, 등유, 벙커C유 등 무게가 가벼운 순으로 제품이 추출된다. 불순물이 적은 원유 제품은 내연기관에서 가열시 매연을 덜 배출해 통상 가격이 더 비쌌다. 휘발유는 불순물이 많은 고유황 중유보다 통상 배럴당 20달러 가격이 비쌌다.

다만 이 공식이 지난해 깨졌다. 지난해 5월 두 제품의 가격격차가 20달러 밑으로 내려간 뒤 그해 11월 들어 1달러 미만을 기록했다. 미국 정유사들이 '셰일혁명'을 바탕으로 저렴한 현지산 원유를 앞세워 공장가동률을 급속히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정유사의 설비 가동률은 97%로 유례없이 높았다. 이 때문에 휘발유가 시장에 넘쳐나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료, 제품 시장 전반에서 손해를 봤다. 우선 두바이유 가격이 미국 원유가격 지표인 WTI보다 비싸니 비용 측면에서 불리했다. 또한 휘발유 제품이 시장에 대거 풀리니 가격하락이란 이중고를 겪었다.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지표인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2018년 1분기 배럴당 4.4달러를 기록한 뒤 그해 4분기 2.8달러까지 떨어졌다.

국내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는 여기에 더해 유가하락이 겹쳐 지난해 4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떨어지면서 비싼 값에 산 원유를 정제한 제품을 싼 가격에 팔아 손실을 봤다.

하지만 최근 들어 휘발유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면서 정유사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드라이빙 시즌이 오기 때문이다. 나들이 기간인 5월부터 9월까지가 전세계 휘발유 성수기다. 휘발유 공급물량을 시장이 소화하면서 휘발유 가격 추가 상승이 점쳐지는 중이다.

정제마진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 올해 1월 2.5달러에서 3월 4.5달러까지 치솟았다. 4월 들어서도 주간 단위로 4달러 초반대 정제마진이 유지되는 중이다. 미국 정유공장들이 정기보수에 들어가 가동률이 올해 초부터 점차 떨어져 4월 첫째주 87.5%에 그친 것도 한 원인이다. 공장들이 휴식에 들어가면 그만큼 휘발유 생산량도 줄어들어 제품 가격상승을 부채질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정제마진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휘발유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미국 정유사들이 휘발유를 쏟아낸 원동력인 현지 원유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최근 미국에선 현지 원유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퍼미안 분지를 중심으로 송유관 건설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원유 생산량이 급속히 늘어 이를 실어 나를 송유관이 충분치 않은 '병목현상'이 퍼미안 분지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송유관이 올해말부터 본격적으로 깔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퍼미안 분지에 하루 230만배럴을 보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올해 하반기 완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하루 원유 생산량의 약 20% 가량을 보낼 수 있는 큰 규모다. 원유 재고가 해외로 수출되며 WTI 가격도 올라 미국 정유사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퍼미안 분지에 송유관이 본격적으로 깔리면 미국산 원유와 두바이유 가격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 정유사의 과도한 휘발유 생산량 증가에 따른 국내 정유사들의 마진하락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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