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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반도체 없으면 못살아~'

  • 2019.02.15(금) 09:10

[5대그룹 리그테이블]④
영업이익 24조원…하이닉스 85% 담당
주력 사업 부진속 반도체 '나홀로' 행진

SK그룹에게 지난해는 여러모로 뜻깊었다. '선경직물'이 모태인 SK그룹 창립 65주년, 최태원 회장 취임 20주년이 동시에 겹친 한 해였다.

다만 직물기업으로 시작한 SK그룹의 지난해를 수놓은 것은' 반도체'였다. 한 식구가 된지 햇수로 8년째인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매출, 영업이익이란 '축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 2013년, 2014년, 2015년, 2017년 이후 5번째 신기록 행진이다.

또 다른 '캐시카우'에 속하는 SK이노베이션(전신 유공, 1980년 편입), SK텔레콤(전신 한국이동통신, 1997년 편입)이 부진한 가운데 늦둥이 홀로 분전했다.

15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SK그룹 주요 7개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총 129조4179억원이다. 전년 112조2929억원 대비 15.3% 늘어난 수치다.

이익은 더 증가했다. 총 영업이익은 24조7155억원으로 1년새 30.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6.9%에서 19.1%로 높아졌다.

◇ '상수'가 된 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작년에도 홀로 질주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을 거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신기록을 새로 썼다.

수익성은 더 돋보였다. 영업이익률은 51.5%로 회사 창립 이래 가장 높다. 2017년 국내 제조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이 7.6%였음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그간 '반도체 초호황'을 이끈 데이터 센터와 고성능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SK하이닉스는 유례없는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의 활약으로 그룹도 미소지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지난해 그룹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3%로 전년 72.3%보다 10%포인트 늘었다. 2016년(38.4%)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31.3%였던 것에 견줘 그룹 수익성 강화에 반도체가 '1등 공신'이었다.

다른 현금창출원이 부진한 가운데 거뒀기에 더 값진 결과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1202억원으로 2016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3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4분기 유가급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정유·화학제품 수요 둔화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영업이익(새 회계기준) 1조2018억원을 거뒀다. 과거 회계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이 1조225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2% 감소했다. 지난해말 선택약정 할인 가입자 증가와 기초연금 수급자 요금 감면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영업이익이 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 반도체 이후는?

외형상 실적이 좋아졌지만 SK그룹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반도체 경기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고점론'이 불거지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1월 컴퓨터용 DDR4 8기가비트(Gb) D램 도매가격은 지난달 개당 6달러로 전달 대비 17.2% 떨어졌다. 2016년 6월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추가 하락도 점쳐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전체 매출 80% 안팎을 D램에서 거뒀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13%, 31.6% 줄어들며 이미 내상을 입고 있다.

SK그룹도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진 않다. 최 회장은 지난해초 반도체·소재와 에너지 신산업, 헬스케어,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모빌리티 등 5대 중점 육성 분야 등에 앞으로 3년간 8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히는 등 반도체를 이을 먹거리를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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