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 약세로 3년만에 최저의 영업이익을 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결과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공급을 줄여 메모리 가격을 띄우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올해 2분기 매출은 6조4522억원으로 전기대비 5%, 전년동기대비 38% 각각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이 초라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6376억원으로 1분기(1조3665억원)와 비교해 반토막(-53%) 났고, 지난해 2분기(5조5739억원)와 견주면 90% 가까이 줄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되기 전인 2016년 2분기(4529억원) 이후 3년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증권가 눈높이도 밑돌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가 74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해왔다.
SK하이닉스는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커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D램은 수요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3% 늘었으나 가격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2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세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40% 늘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5%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가격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감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D램은 생산능력을 올해 4분기부터 줄인다. 우선 이천 M10 공장의 D램 설비 일부를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키로 했다.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당초 10%를 줄이려던 계획을 바꿔 15% 이상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낸드 전용공장인 청주 M15의 추가 클린룸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D램 공장의 장비반입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금액은 올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7조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 4조6000억원을 1분기에 집행했다. 올해 투자계획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1분기 3조1600억원을 투자했음을 감안하면 연간 투자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이를 더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생산량 조절과 함께 차세대 미세공정 개발과 고용량·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2세대(1Y) 생산비중을 연말까지 80%로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