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대그룹 전문경영인 가운데 연봉 상위 1~5위를 모두 삼성그룹 계열사 소속 임원들이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워치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30개 대기업집단 186개 계열사(상장사 및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는 비상장사)의 2018년 사업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5억원(퇴직금 제외한 순보수 기준) 이상 연봉을 받은 임원은 533명이다. 이중 전문경영인은 463명이다. 5억원 이상 받는 미등기임원의 연봉이 공개되면서 임원수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다. 기본급 12억4900만원과 성과급 56억62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억2300만원을 포함해 70억34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권 회장은 2015년 전문경영인 연봉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2017년(244억원)에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연봉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권 회장의 연봉은 2017년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는 2017년 반도체 사업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영업이익 50조원을 달성했고 이에 대한 권 회장의 기여도를 반영해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
권 회장을 포함, 전문경영인 연봉 상위 5위에 모두 삼성그룹 계열사 소속 임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상위 1~4위는 모두 삼성전자 임원이다. 권 회장의 뒤를 이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45억3600만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41억4000만원), 신종균 부회장(40억8200만원) 순이다.
2017년과 연봉비교가 가능한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 고동진 대표이사 모두 연봉의 상당부분이 성과급으로 이루어져있다. 권오현 회장은 전체 연봉(70억3400만원)에서 성과급(56억6200만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 윤부근 부회장 역시 전체 연봉(41억4000만원)에서 성과급(29억2500만원) 비중이 70%다.
전문경영인 연봉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린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해 38억8900만원을 수령했다. 김 사장은 기본급 9억1400만원, 성과급 28억3400만원, 기타 근로소득으로 1억4100만원을 받았다. 김 사장 역시 삼성전자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기본급보다 성과급의 비중(72%)이 높다.
전문경영인 성과급 순위도 삼성그룹 계열사가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성과급 상위 10명 중 7명이 삼성그룹 계열사다. 1위는 권오현 회장으로 56억6200만원을 받아 연봉총액에 이어 성과급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전문경영인 연봉 순위 6위는 CJ ENM의 김성수 전 총괄부사장이다. 그는 특별공로를 인정받아 상여금만 34억4600만원을 받았고, 기본급 3억8900만원을 더해 38억3500만원을 수령했다. CJ ENM은 김 전 총괄부사장의 상여금은 "윤식당2, 신서유기6, 알쓸신잡3 등 제작 콘텐츠의 인기에 따른 기여도를 평가받아 책정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