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업계의 1분기는 '고전' 그 자체였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타이어 수요가 곤두박질 친 탓에 지난해의 부진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나마 국내 상위 타이어사들의 체면을 살린 건 업계 3위 넥센타이어였다. 내수 부진의 답을 해외에서 찾아내면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한 곳은 타이어 3사 중 넥센타이어가 유일하다.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지난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1743억원으로 전년(1997억원) 대비 1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사 합산 매출 규모도 같은 기간 1% 줄어든 2조 6816억원에 그쳤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과 수출이 줄자 그 타격을 고스란히 받아낸 결과다. 국내만 해도 지난 1분기 자동차 생산량이 10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95만7402대로 2009년 1분기(68만8040대) 이후 가장 낮았다.
이는 타이어의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 1분기 자동차 타이어 생산량은 2184만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했다. 다만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수출량 증가는 업계 만년 3위 넥센타이어가 일조했다. 넥센타이어는 내수 부진을 수출로 채우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넥센타이어의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8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85억원으로 같은 기간 50% 넘게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9.9%로 두 자릿수대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 시장의 매출 확대가 큰 도움이 됐다. 넥센타이어의 1분기 아시아 매출 규모는 72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52.3% 증가했다. 핵심 판매 지역인 북미 시장도 선전했다. 1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하며 실적 반등 폭을 키웠다.
넥센타이어와 달리 해외 시장에서 고전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1분기 매출액 1조6425억원, 영업이익 14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3.9% 감소했다.
탄탄한 수요를 자랑해 온 내수 판매가 출어든 가운데 북미를 제외한 중국과 유럽시장의 판매량이 크게 빠지면서 전체적인 수익성이 악화됐다.
2위 금호타이어는 여전히 적자에 머물렀다. 2017년 1분기 이후 8분기 째다.
금호타이어이의 영업손실 규모는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171억원) 대비 적자 폭은 줄었다. 그러나 매출은 두 자릿수가 빠졌다. 1분기 매출액은 54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에 매출까지 줄어든 것은 3사 중 금호타이어가 유일하다.
모기업 중국 더블스타와의 시너지가 기대된 중국시장에서 여전히 고전하고 있고, 유럽 경기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