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올해 2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반도체와 모바일 분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가 선방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 견주면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56.3% 각각 줄어든 것이지만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4.3% 각각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 컨센서스도 웃돌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매출 54조1000억원,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에선 6조원 이하의 영업이익을 전망한 곳도 있다.
이번 실적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바닥을 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 17조6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적이지만 4분기 10조8000억원, 올해 1분기 6조2000억원대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흐름이 끊겨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황 부진으로 반도체 영업이익은 3조원대 초반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13조7000억원)에 턱없이 못미치고 직전 분기(4조1000억원)보다 못한 실적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3년만에 6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며 전체 실적을 까먹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적자를 탈출한 게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액정표시장치(LCD) 부진이 계속됐음에도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양호한 성적을 내면서 디스플레이는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에서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미국 애플이 미리 약속한 OLED 물량을 사들이지 않아 삼성전자에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IT·모바일)은 2조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S10 판매둔화 속에 중저가 모델를 늘리면서 전반적인 이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은 QLED TV의 판매호조와 생활가전의 선전으로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둔화 흐름에 제동을 걸었지만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2분기의 경우 디스플레이 분야의 일회성 이익을 제거할 경우 기존의 하락세가 이어졌을 수 있고, 주력인 반도체도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확실성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자 최근 "납품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주요 고객사에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