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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9·2Q]삼성전자, '최악'은 피했다

  • 2019.07.31(수) 12:36

영업이익 6.6조…'나이키형' 회복세 예상
메모리 수요 회복조짐…"3분기 업황 안정"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황 둔화에도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 실적은 부진했으나 가전과 비메모리 등 그간 주목도가 덜했던 분야가 힘을 내면서 급격한 실적하락을 막았다.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발표한 잠정실적보다 매출은 1300억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55.6% 각각 줄었으나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5.8% 늘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무섭게 갈아치우던 상승세가 급격히 꺾인 것은 분명하지만 바닥이 어디인지 몰라 두려움에 휩싸이던 올해 초에 비하면 다행스러운 국면으로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초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 뒤 보고서를 내고 "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을 하회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추정치에서 비슷한 기류를 읽을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각각 7조1000억원 안팎으로 전망했다. 1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히 우상향하는 '나이키'형 실적을 예상하는 셈이다.

다만 2분기에는 달러/원 환율상승과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 등 외부변수가 삼성전자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측면을 감안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환율상승으로 부품사업 중심으로 5000억원 수준의 긍정적 환영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바닥 확인했나
"인위적 감산 안해"

사업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은 매출 16조900억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분기에 비해 1조6000억원 가량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000억원 감소했다.

메모리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작용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가격(PC향 범용제품 기준)은 지난 3월말 4.56달러에서 6월말에는 3.31달러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낸드 가격(128Gb 기준)은 4.4% 하락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메모리 업황부진에도 불구하고 2분기 말부터 주요 데이터센터의 구매가 재개되고 스마트폰의 고용량화로 메모리 수요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량 감소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SK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감산을 선언한 것과 다른 행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는 고객사의 가격저점 인식 확산으로 2분기부터 수요의 큰 폭 상승세가 나타났다"며 "재고수준이 전분기 대비 상당 부분 감소했고, 다른 공급사들이 실적발표에서 언급한 것처럼 투자조정이 병행될 경우 3분기부터 업계 전반의 재고수준이 정상화되고 가격과 업황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돌입해야 할 정도로 지금의 메모리 시장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비메모리 분야의 전망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줄었으나 인공지능·사물인터넷·5세대 이동통신 수요 등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파운드리의 고객층도 확대되고 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2분기 시스템LSI 사업에서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매출 7조6200억원, 영업이익 7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5600억원 적자를 냈던 것에 비춰보면 극적인 반전이다. 여기에는 애플이 미리 약속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을 사들이지 않아 삼성전자에 지급한 보상금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보상금 금액을 공개하진 않았다.

고전하는 스마트폰
가전은 깜짝 실적

스마트폰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IM(IT·모바일)부문은 매출 25조86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갤럭시 노트7 발화사건이 일어난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갤럭시 S10 등 플래그십 제품의 판매량이 감소했고, 중저가 제품에선 경쟁이 심화된 게 영향을 줬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매출 11조700억원, 영업이익 71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해왔던 것에 비하면 깜짝 선전이다.

QLED∙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로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건조기·냉장고·세탁기 등 주력 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큰 폭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요인이 불확실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이날 예정됐던 중장기 주주환원 방안 발표도 내년 초로 연기했다. 현재 시점에선 배당재원이 얼마나 될지 예측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신 중장기 기반의 성장기반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메모리의 경우 D램은 10나노 중반 공정 전환과 연내 6세대 V낸드 양산을 통해 초격차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비메모리에서도 극자외선(EUV) 기반의 6나노 양산을 시작하고 5나노 제품의 설계와 4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하는 등 미세공정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의 상당 부분을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배정했다"며 "많은 투자가 하반기에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10조7000억원으로 반도체가 8조8000억원, 디스플레이가 80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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