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연속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반도체 시황이 바닥을 통과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신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반도체 시황이 최고조에 오른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56.2% 각각 줄어든 것이지만 급격한 실적하락이 나타났던 올해 초에 견주면 훨씬 양호한 성적표다.
매출은 4분기만에 60조원대를 회복했고 영업이익도 1분기 6조2300억원, 2분기 6조6000억원에 이어 이번에는 7조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전기대비 증가율을 보면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16.7%를 각각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3분기(매출 증가율 18.2%, 영업이익 증가율 18.2%)에 버금가는 수치다.
증권사들은 머쓱해졌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평균 추정치는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7조1000억원이었다. 최근 들어 추정치를 상향조정했음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수치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이 선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빅3'의 공급조절 효과와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구매심리 회복으로 3조원대 중후반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격적인 가격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큰 폭 늘고 있는 점이 실적개선에 힘을 실어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출하증가율이 30%에 달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내밀었던 스마트폰 사업도 이번에는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폴드 등 신제품 판매호조로 2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갤럭시노트10은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고가임에도 인기를 얻어 전체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실적호조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비자가전도 QLED TV 등의 판매호조로 7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4분기에도 삼성전자가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로 수익성이 떨어질 순 있지만 반도체 시황이 서서히 회복기미를 보이는 만큼 급격한 실적악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