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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성장 혼다코리아, 순이익 절반 '일본 송금'

  • 2019.07.16(화) 15:17

매출 4674억원 12% 증가..영업익은 3.8배로
'엔저' 덕에 덩치 키웠지만 일본 불매운동 변수

일본 혼다(本田)의 국내 현지법인인 혼다코리아는 작년(3월 결산법인 2018회계연도 기준)까지 최근 5년간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시현했다. 한 해도 빠짐없이 두자릿 수 매출증가율을 올려 사업 덩치를 5년만에 3배 가까이 키웠다.

배경에는 '엔저(엔화가치 하락)'가 있다. 엔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면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 '녹 파문' 같은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매출이나 이익 추세가 우상향하는 데는 차질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이런 성장세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일본과 일본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번지고 있어서다.

16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혼다코리아는 2018회계연도(2018년 4월1일~2019년 3월31일)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4674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다. 재작년(2017회계연도 4152억원)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긴 후 다시 사업외형을 12.6% 키웠다. 혼다코리아는 2014년 1729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매출 감소를 경험한 이후, 2015년 23.4%, 2016년 31%, 2017년 48.6%의 폭발적인 매출 증가율을 내보였다.

작년 매출 증가율이 앞선 수 년에 비해 낮았던 것은 일부부품에 녹이 슨 것이 발견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 등의 판매에 차질을 빚은 때문이다. 혼다코리아의 완성차 판매대수는 2017년(1~12월 기준) 1만229대였지만 2018년에는 7956대로 22% 감소했다.

그럼에도 혼다코리아는 완성차에서의 판매 공백을 모터싸이클부문에서 만회해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2017년 1만6600여대였던 모터싸이클 판매대수는 작년 2만1700여대로 늘었다.

녹 파문과 급격한 외형 확대 등으로 주춤했던 수익성도 작년 일부 회복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재작년의 3.8배 규모나 됐다. 영업이익률은 4.2%로 재작년 1.2%보다 3%포인트 개선했다. 하지만 2015년 8%, 2016년 9.4%에는 아직 크게 못미친다.

엔화 가치가 연중 하락세를 보였던 그 당시에는 국내법인의 제품 수입 과정에서 환차익을 낼 수 있었지만, 엔저 상태가 안정화하면서 이런 환차익까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 같은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혼다코리아는 작년 순이익 127억원을 냈다. 이는 재작년보다 122.8% 늘어난 규모다. 이를 바탕으로 현금배당도 재개했다. 혼다코리아는 2016년 47억원, 2017년 64억원을 배당한 뒤 작년은 건너 뛰었지만 올해 다시 64억원을 배당키로 했다.

작년 순이익과 비교한 배당성향은 50.4%다. 혼다코리아는 일본 혼다 본사가 95%, 정우영 혼다코리아 회장이 5%의 지분을 쥐고 있다.

올해 들어 혼다코리아는 6월말까지 5684대의 차를 팔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2924대보다 94.4% 늘어난 것이다. 지난 6월 사장에 임명된 이지홍 대표이사가 제시한 올해 자동차 부문 1만1000대 판매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혼다코리아는 작년에는 11위였던 수입차 브랜드 판매 순위도 올해는 메르세데스벤츠(3만3116대), BMW(1만7966대), 렉서스(8372대), 토요타(6319대)에 이은 5위로 끌어 올렸다. 작년 10세대 신차를 출시한 중형 세단 '어코드' 1.5T와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력이다.

다만 이 같은 판매 호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가시화된 뒤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변수로 본다. 한일 갈등이 깊어지면 혼다코리아의 국내 판매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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