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끈 일본차의 활약은 결국 6개월간의 신기루로 끝나는 모양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신나게 팔리던 일본차는 7월 초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한방에 판매량이 급격히 고꾸라졌다.
일본차 3사(토요타, 혼다, 닛산)의 5개 브랜드 판매가 일제히 주저앉았고 베스트셀링카에는 렉서스만이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친환경차 분야에선 여전히 일본차가 독보적이지만, 그 기세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국내 판매 중인 일본차 7월 신차 판매수가 2674대로, 전월(3946대) 대비 1272대(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3229대)와 견줘도 17.2% 덜 팔린 수치다.
일본 3사의 5개 브랜드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대표 브랜드 렉서스와 토요타의 7월 판매량은 982대, 865대로 전월(1302대, 1384대) 대비 각각 24.6%, 37.5% 덜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렉서스는 32.5% 증가한 반면, 토요타는 31.9% 감소했다.
혼다의 판매량도 참담하다. 7월에만 총 468대가 팔렸는 데 이는 전월(801대) 대비 41.6% 감소한 수치다. 일본차뿐만 아니라 수입차 통틀어서 가장 큰 낙폭이다.
닛산과 인피니티 역시 전월 대비 19.7%, 25.1% 덜 팔리며 각각 228대, 131대 파는데 그쳤다.
이로써 7월 일본차 3사의 브랜드 점유율은 13.7%로, 전월 20.4%에서 7%포인트 쪼그라들었고, 전년 동기(15.7%)에 비해서도 2%포인트 줄었다.
일본 수입차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 독일 디젤 차량에 변심한 수요를 모두 끌어 안으며 매월 성장세를 거듭했다. 지난 5월에는 총 4415대가 팔리며, 역사상 고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랬던 일본차의 추락은 단연 불매운동 때문으로 해석된다. 7월 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국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본차로 확산되면서 그 타격을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부문에선 여전히 일본차가 독보적이었다. 하이브리드 베스트셀링카 부문 10위권 중 2종을 제외한 8종이 모두 일본차다.
그중에서도 렉서스의 ES300h 모델은 불매운동도 비켜가는 모습이다. 7월 한 달간 657대 팔렸는데 이는 전월(672대) 대비 고작 3% 감소에 불과하다.
일본차 중 유일하게 전 차종 부문 베스트셀링카 3위에 이름을 올렸고, 하이브리드 부문 베스트셀링카에선 1위 자리를 지켰다.
렉서스는 ES300h 외에도 NX300h와 UX250h 모델을 하이브리드 부문 베스트 셀링카 10위 안에 올려 놓으며 하이브리드 부문의 강한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 밖에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277대 팔아, 6월 4위에서 2위로 올라섰고 3위는 262대 팔린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혼다가 차지했다
다만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열기도 일본 불매 운동 여파에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7월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은 1748대로, 전월(2227대) 대비 2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