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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장안정에 공매도 규제 강화 등 총력 대응"

  • 2019.08.07(수) 11:29

정책·통화·금융당국 수장, 긴급 거시경제회의
홍남기 "금융시장 안정화 위해 가용 수단 모두 동원"
최종구 "공매도 규제 강화 등 검토 완료…언제든 실행 가능"

지난 6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환율분쟁으로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등 변동성이 한층 확대됐다.

이에 경제·금융정책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금융시장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고 공매도 규제 강화,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 등 시장안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가 개최됐다.

7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공매도 규제 강화‧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등 동원"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대외적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미국의 금리 인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금융시장과 관련에서는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 투자 부진과 기업실적 악화, 일본 규제 등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게 홍남기 부총리의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이미 준비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기초해서 증시 수급안정 방안,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등 수단을 통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매도 규제 강화,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등의 방안은 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조치 시기를 조율하겠다는게 경제당국의 방침이다.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규제 강화,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등은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충분한 검토를 마쳤고 언제든지 실행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시장의 상황에 따라 검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원 환율이 3거래일 동안 26원 가까이 상승하는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데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감시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과도한 쏠림현상 등 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시장안정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대외여건의 전개양상에 따라 시장이 수시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근본적으로 우리경제에 대한 양호한 대외 신인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데 정부와 지혜를 함께 모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해 미국이 우리 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6년 이후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돼 있다.

홍 부총리는 "환율시장은 기본적으로 시장원리에 의해 작동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환율시장이 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쏠릴 경우 정책당국이 규제 차원으로 개입할 수 있고 이는 국제적으로 용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외환개입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하반기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해 투자, 수출 회복에도 전력을 다하겠다는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을 다음달까지 두달여간 75%이상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며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반기에 있을 민간, 민자, 공공투자사업들에 정책 역량을 우선해서 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측에 이번 부당한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강력 촉구하고 단기적인 피해 최소화를 위한 기업 지원 방안,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 자립화 대책들을 촘촘하게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해 질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국제 신용평가사들 역시 우리 경제 기초체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다"며 "언론에서도 이를 확대해석해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 흔들리는 금융시장, 경제수장 총 출동 

통상 거시경제금융회의는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해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 부위원장,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 등이 참석해왔다.

이날 회의는 그간의 거시경제금융회의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홍남기 부총리가 주재하고 이주열 총재, 최종구 위원장, 윤석헌 원장등이 참석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6일 코스피, 코스닥, 원화가치는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에 비해 29.48포인트 빠진 1917.50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8.29포인트 내린 551.50으로 마감하면서 동반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1215.3원으로 전 거래일과 보합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20원까지 치솟았는데, 장 중 이주열 총재의 구두 개입 시사 발언 등의 영향에 보합 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의 경우 간밤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오전 홍남기 부총리 등 경제당국 수장들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펼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금융시장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변동성은 존재하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분석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는 "달러원 환율의 경우 3거래일 만에 26원 가까이 큰 폭 상승했지만, 당국의 구두개입 등 미세조정 등의 영향으로 역외시장에서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고 외환시장 개장 이후에도 현재 레벨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감소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 참가자 역시 "간밤 뉴욕증시가 안정화 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날 국내 코스피, 코스닥이 동반 상승하는 등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세계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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