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1일 창립 20주년을 맞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안현호 사장이 국내외 수주 영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감사원 출신 전임 김조원 사장이 분식회계 등으로 얼룩진 과거를 지우고 사업을 정상화 하는데 주력했다면, 산업통 관료 출신인 안 사장은 본격적으로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다.
안 사장은 27일 사천 본사에서 가진 창립기념식에서 "KAI는 척박한 환경에도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노력, 정부 유관기관의 지원이 어우러져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며 "하지만 지난 5년간 매출과 수주의 정체로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 성장이 가능토록 튼튼한 KAI로 거듭나야 한다"며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수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원가절감과 선제적 연구개발로 수주 경쟁력을 향상하겠다"며 "대한민국 항공우주 대표 업체로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중소협력업체와 상생하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KAI는 지난 1999년 옛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의 항공사업부가 통합돼 설립됐다. 지난 20년간 기본훈련기 'KT-1'을 시작으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다목적기동헬기 '수리온' 등 다양한 국산 항공기를 개발했다.
아울러 에어버스, 보잉 등 세계 항공기 제작업체 파트너로 민항기 설계와 제작에도 참여했다. 최근에는 무인기, 위성 및 발사체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세계 항공우주시장에서 후발주자지만 인도네시아, 터키, 페루, 이라크, 필리핀, 태국, 세네갈 등 7개국에 KT-1과 T-50을 수출하는 등의 성과도 내고 있다.
현재 KAI는 한국형전투기(KF-X), 소형무장헬기(LAH), 소형민수헬기(LCH)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KF-X개발사업은 지난 26일 상세설계(CDR, Critical Design Review)를 마치고 시제 1호기 부품 제작을 진행 중이다. LCH과 LAH는 각각 7월과 올해 7월 초도비행에 성공하고 비행시험을 진행 중이다.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미래 항공우주기술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미래 항공기 기술 확보를 위해 전투용무인기(UCAV), 수직이착륙무인기(VTOL), 개인이동형비행체(PAV) 등 자체선행연구를 하고 있으며,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로 우주 산업화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AI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내달 말 900페이지 분량의 '한국항공우주산업 20년사: 항공우주를 향한 꿈과 도전' 사사(社史) 책자를 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