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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의 한진, 친정체제 '강화'

  • 2019.12.02(월) 09:30

조양호 회장 측근 잇단 용퇴
구설 차단·3세경영 안정화 포석

한진그룹이 정기인사를 통해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시대가 저물고, 본격적으로 조원태 회장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 등 아버지 측근으로 분류되는 임원들을 승진 인사에서 배제하는 대신 조 회장의 측근 인사들을 대거 승진시킴으로써 '온전한 조원태 제체'를 구축했다.

친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도 미뤄졌다. 안정적인 3세 경영을 위해 총수 일가가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이 지난달 29일 실시한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서용원 한진 대표이사 사장, 강영식 한국공항 대표이사 사장 등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사람들로 분류된 인사들중 상당수가 대거 퇴진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스스로 용퇴 의사를 표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 세대의 용퇴와 함께 조 회장은 자신의 측근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대한항공 근무 시절부터 조 회장을 보좌해 온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을 사장으로, 한진정보통신 근무 당시 인연을 맺은 장성현 대한항공 전무를 마케팅·IT 부문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다만 석 부회장은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직을 지켰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간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곳으로, KCGI는 올 초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석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 부회장이 자리를 지킨 건 KCGI 공세에 대한 조원태 회장의 일종의 자신감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뉴욕특파원 대상 기자 간담회에서 "최대주주 지분은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전과) 같다"며 "결국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 데 현재로선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조 전 회장의 지분 상속 이후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2.32%에서 6.46%,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9%에서 6.43%,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2.27%에서 6.42%,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0%에서 5.27% 등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한진칼 지분율은 조 회장 등 특수 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는 KCGI(15.98%), 미국 델타항공(10.00%), 반도건설(5.06%) 순이다. 여기서 델타항공이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으로 작용할 경우 최대주주와 KCGI와의 지분 격차는 더 벌어진다. 경영권 분쟁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다만 조 회장이 지금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선 어머니를 비롯한 누나와 동생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조 회장이 친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을 경영에 다시 참여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 승계를 두고 불화설이 돌던 가족들을 경영에 복귀시켜 완벽한 우군으로 확보할 경우 KCGI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조 전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일각에 따르면 총수 일가 내부에서 조 전 부사장의 복귀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 잠시 미루도록 가족간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이혼 소송 과정에서 상해·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남편에게 고소를 당하는 등 개인사가 아직 시끌시끌한 상황이다. 3세 경영의 안정화를 위해 경영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또 다시 가족 문제로 구설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진그룹 인사는 조원태 회장의 지배력과 장악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둔 인사로 평가된다"며 "경영 승계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던 가족들 또한 한진그룹의 후계 경영의 안정화를 위해 조 회장을 중심으로 힘을 모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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