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에서 '종합 렌탈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하고 있는 SK네트웍스가 예상 밖의 다소 부진한 연간 실적을 내놨다. 지난해 인수한 'AJ렌터카' 효과를 기대했지만, 4분기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연간 수익성이 크게 뒷걸음질 쳤다. 그나마 다행인 건 새 성장 사업의 핵심축인 렌터카와 SK매직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SK네트웍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작년 매출 13조 541억원, 영업이익 1093억원, 순손실 1220억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전년과 견줘 매출은 3.2% 소폭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8.1% 감소했다. 순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이 줄면서 영업이익률도 0.8%에 그쳤다. 전년 대비 0.25%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SK네트웍스의 수익성은 지난해 3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탈 만큼 좋았다. 특히 3분기에는 8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4분기를 기점으로 SK네트웍스의 수익성은 크게 꺾였다. 4분기 매출은 2조 5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1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흐름으로 전환됐다.
기존 주력 사업인 상사 부문에서 9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하면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중동사업 미회수 채권 전액에 대한 손실 처리와 호주 석탄사업 철수 결정에 따른 지분가치 손실 발생 등 일회성 요인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면 SK네트웍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00억원 수준"이라며"렌터카와 SK매직은 양대 성장축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렌터카와 SK매직은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렌터카 사업의 경우 지난해 1월 AJ렌터카 인수를 통해 SK네트웍스의 매출 성장에 크게 일조했다. 이후 양사의 강점을 활용한 내륙 단기 렌터카 서비스를 통합, 개인장기 렌터카 마케팅 활성화 등을 통해 운영 대수도 21만대까지 늘렸다.
이에 지난해 렌터카 부문 매출은 1조 8000억원으로, 전년 1조 841억원 대비 40%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1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한 1300억원을 기록했다.
렌털과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SK매직은 지난해 올인원 직수정수기와 모션 공기청정기 등 기술과 디자인 경쟁력을 지닌 생활환경제품을 선보였다. 4분기에도 도기 버블비데, 3D 돌기볼 안마의자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렌탈 계정을 확대, 2016년 말 인수 대비 2배에 이르는 180만 계정을 달성했다.
SK매직의 지난해 매출은 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렌탈 부문은 4700억원으로, 전년(3599억원) 대비 24% 증가했고, 가전 부문은 31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년 새 50% 가까이 늘면서 700억원을 기록했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직영주유소 매각 등 사업포트폴리오 정비를 마무리 짓고, 재무구조 안정화 및 홈 케어와 모빌리티를 축으로 하는 성장사업 육성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 SK매직의 말레이시아 시장 안착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도 이어갈 방침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적 불안요소를 지난해 말 과감히 정리함에 따라 성장과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며 "새로운 10년을 여는 '고객 지향 디지털 컴퍼니(Digital Company)의 원년'으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