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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실적 칼바람에 '우르르'

  • 2020.02.17(월) 08:40

[어닝 2019]4대그룹 리그테이블
영업이익 5.8조원…전년 대비 19조 깎여
머티리얼즈, 가스 등 일부사만 실적 개선

SK그룹에 SK하이닉스는 특별하다. 2012년 그룹 품에 안긴 다음해부터 꼬박 3년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음해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가, 2017년부터 내리 2년간 최대 실적을 내며 반도체 호황을 타고 질주했다. SK하이닉스 한 개사가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0%에 육박했다.

보기에만 좋을 뿐 아니라 현금도 날랐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4236억원이었던 배당금을 재작년 1조2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올렸다. 최태원 회장 본인을 포함해 가족과 친인척이 지분 30% 가까이를 지닌 지주사 SK㈜가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수령액이 2015년 815억원에서 재작년 8309억원으로 늘어난 것도 SK하이닉스가 한 몫을 했다.

그룹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남달랐던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우울한 소식을 전했다. 영업이익은 7년 만에 가장 좋지 않았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주력사가 흔들리니 그룹사 전체가 비틀거렸다.

비즈니스워치가 17일 집계한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등 SK 주요 계열사 8개사의 지난해 총매출(이하 연결기준)은 134조6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3.8% 줄어들었다.

총영업이익은 24조7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7.5% 급락했다. 한 해 만에 19조원이 사라졌다. 영업이익률은 18.4에서 4.8%로 떨어지며 10%대를 내줬다.

SK하이닉스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7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조원이 급감했다. 그룹 전체 이익 감소폭의 90%는 SK하이닉스 영향이었다.

하이닉스의 부진은 메모리시장 업황 때문이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정보기술(IT) 기기 제조사들이 반도체 구매를 꺼렸다. D램 도매가격(고정거래가격)은 DDR4 8Gb가 2018년 9월 8.1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점차 가격이 떨어져 지난해 10월 65.7% 하락한 2.81달러까지 하락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128Gb MLC 도매가는 지난해 5월 3.93달러로 고점이었던 2017년 8월 5.87달러보다 33% 떨어졌다.

SK그룹 차원에서 SK하이닉스의 빈 자리를 메꿔줄 다른 현금 창출원(캐시카우)도 흔들렸다. 정유화학과 통신업 모두 예년처럼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정유화학사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은 1조2693억원으로 1년전보다 39.6% 줄었다. 석유와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이 기간 각각 36.5%, 36.9% 감소했다. 지정학 분쟁에 더해 미국과 중국 양국에서 쏟아져 나온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정유제품과 에틸렌 등 화학제품으로 시장 수급여건이 악화됐다.

SK텔레콤 영업이익은 1조1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줄었다. 2010년 2조285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뒤 완연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 시대 개막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감가상각비,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 기조에 따라 이익이 감소했다.

일부 계열사는 선전했다. 반도체 가스 주력 SK머티리얼즈는 영업이익 2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9% 늘었다. 공급사인 SK하이닉스 부진에도 선방한 성적표다. SK가스 영업이익도 이 기간 84.2% 늘었다. 화학사들이 저렴한 원료 액화석유가스(LPG)를 잇달아 구매하면서 국내 제품 판매량이 늘고, 트레이딩 사업 수익성이 개선돼서다. 다만 이들 계열사의 호전된 실적은 절대적 규모에서는 전체 그룹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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