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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반도체가 뜬다…삼성·SK 기회 잡을까

  • 2021.01.27(수) 09:56

차량 반도체 시장 2040년 194조원 전망
삼성전자·SK 과감한 투자 예고

[자료=삼성전자]

자율주행차 시대의 본격 개막이 예고되면서 반도체 산업도 덩달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자동차는 반도체 칩이 200~300개 정도 탑재되지만 레벨3(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조건부 자율주행) 이상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 시장을 노리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 폭풍 성장 자율주행차…그 속엔

26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 차량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450억달러(49조8000억원)에서 오는 2040년 1750억달러(193조7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를 비롯한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부분 자율주행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고, 각국 정부도 이 같은 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어서다. 스태티스타는 오는 2030년 전세계 자동차 가운데 12%가 레벨4~5의 자율주행차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우리 정부도 2027년까지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에 1조974억원 규모를 투입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전기차 열풍도 자율주행차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대부분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 포함되는데, 이는 메모리 반도체 대비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갈수록 필요한 반도체가 더 늘어나는 구조다.

예컨대 차량 반도체는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 및 비전 센서, 라디오 주파수 식별장치(RFID) 등 일반 차량과 비교하기 어려운 정도로 많은 반도체가 투입된다.

자율주행차 레벨은 사람의 개입을 기준으로 레벨 1부터 5까지 있다. 레벨 4는 대부분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나, 운전자의 개입이나 모니터링이 필요한 단계이고, 레벨5부터 모든 환경에서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다. 현재 시판되는 차량의 자율주행 성능은 높아야 레벨 3 수준이다.

◇ 삼성·SK, 초대형 투자 나설듯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 같은 성장성 높은 시장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와 이미지 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ISOCELL Auto) 등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를 처음 출시한 뒤 성과를 내고 있다. 2019년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 '반도체 비전 2030'도 발표했다.

그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아우디에 '엑시노스 오토 V9' 프로세서를 공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추가적인 차량용 반도체 고객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는다"고 했지만 이후로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한 완성차 업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했다.

자율주행차에 활용되는 반도체. [자료=삼성전자]

◇ 그룹차원 지원 사격도 예상

현재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네덜란드 NXP,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독일의 인피니언 테크놀로지,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이 기대되는 대형 산업인 만큼 선두권을 따라잡기 위해 삼성·SK도 그룹 차원의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가 포함되는 시스템 반도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우선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는 2년 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부회장이 올해 첫 경영 행보로 '픽'한 분야도 반도체였다. 그는 새해 첫 근무일인 지난 4일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을 찾아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는 짧고 굵직한 한마디를 남겼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도 최근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투자센터를 통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유망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해서 투자한다는 것"이라며 "관련 분야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에도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현재까진 초기 단계이나 자율주행차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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