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분할 신설지주인 LX그룹과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의 사명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난달 신설 지주사 상표출원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데 이어,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LG를 신고했다. LG그룹은 이에 유감을 표하며 양사 대표 간 대화를 통한 원활합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신설지주회사 사명 논란과 관련해 ㈜LG를 공정위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LG가 신설지주회사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지주회사명을 LX로 정한 것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공사는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에서 "LX 명칭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가 2012년부터 사용해 오고 있는 영문사명"이라며 "LX는 약 10여 년간 LX라는 이름으로 지적측량, 공간정보, 해외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LG는 신설지주사 ㈜LX 외에도 LX하우시스, LX판토스, LX글로벌, LX MMA, LX세미콘 등을 상표 출원해 언론에 노출함으로써 매년 공사의 지적측량‧공간정보 서비스를 이용하는 약 100만 명의 국민에게 혼동과 혼선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사명을 사용함으로써 LX가 다년간 쌓아온 브랜드를 훼손할 뿐 아니라, LX가 국가를 대표해 수행하는 국가사업 및 해외 지적‧공간정보 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것이 공사 측 우려다.
LG그룹은 공사 측의 강력한 대응에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LG그룹은 LX홀딩스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서로 겹치는 사업활동이 없어 사업을 방해할 소지가 없는데 공정위에 신고가 법률적으로 성립되는지 의아하다"며 "이런 방향으로 이슈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는 법률에 따라 현재 특허청에 상표 출원 후 등록을 위한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특허청의 심의 결과를 기다리며 양사 대표 간 대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LX 사명 논란은 지난달 11일 LG그룹이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한 신설지주의 사명을 'LX홀딩스'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은 오는 5월1일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 5개 계열사를 분리해 LX홀딩스를 설립할 예정이다. 3월초부터 특허청에 LX 등 100건이 넘는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 ▷관련기사 : 'LG 분가' 승인받은 LX홀딩스, 남은 과제는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공사가 신설지주 출범 이후인 내달 1일 이후 공식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어서다.
앞서 공사 이사진은 "㈜LG 신설지주회사의 LX 사명 사용은 공사가 그간 쌓아온 주지성과 차별성에 무상으로 편승하는 처사"라며 "공공기관의 신뢰성‧공신력 하락과 국민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