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부자(富者)’라고 불러도 어울릴 법 하다. 국내 어학교육 분야의 1위의 와이비엠(YBM)의 민선식 회장 일가 얘기다. 서울 강남, 종로 요지의 알짜 빌딩을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넘겨 310억원을 손에 쥐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비엠 계열 ㈜와이비엠은 지난해 부동산 임대 업체 에스케이산업을 계열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330억원에 지분 40.01%(2만5280주)를 확보, 단일 1대주주로 올라섰다.
와이비엠은 국내 16개 계열사를 둔 지주회사 체제다. 지주회사 와이비엠홀딩스를 정점으로 자회사 ㈜와이비엠(100%)과 와이비엠에듀(100%)로 연결되는 구조다. 기존에 지주회사 울타리 밖에 있던 에스케이산업을 인수함에 따라 ㈜와이비엠은 유일 상장사인 YBM넷과 와이비엠개발 등 총 10개사를 지배 아래 두게 됐다.
와이비엠 계열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다운 면모다. ㈜와이비엠은 현재 영어학습 교재 및 잡지, 사전, 교과서, 학습지 등 출판사업을 비롯해 TOEIC 및 JPT 등 어학시험 주관 사업 등을 하는 주력 중의 주력사다.
이번 딜은 민선식 회장을 비롯한 와이비엠 오너 일가에게도 의미있는 일이다. 와이비엠 일가는 본인명의나 계열사를 통해 적잖은 빌딩을 소유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에스케이산업도 걔 중 하나다. 즉, ㈜와이비엠에 지분을 넘긴 이들이 알짜 부동산을 보유한 에스케이산업의 주인으로 있던 사주(社主) 일가였던 것.
에스케이산업은 1974년 8월 설립된 업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YBM압구정센터를 비롯해 종로구 종로2가 YBM종로빌딩(YBM어학원e4u종로센터·지상 12층) 및 주차장, YBM유학센터(5층) 등 강남과 종로 요지에 땅과 건물을 소유 중이다.
게다가 건물 입주사들에서 엿볼 수 있듯이 계열사들로부터 챙기는 임대·관리수입을 주수익원으로 한다. 2016~2020년 매출은 대략 50억~60억원대. 이 중 ㈜와이비엠 등 특수관계자들과의 매출 등의 거래가 90%에 육박한다.
사업이 안정적인 까닭에 영업이익은 1991년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거른 적이 없다. 최근 5년간은 적게는 12억원, 많게는 25억원에 이른다. 이익률이 20~40%대다. 순익은 한 해 평균 11억원가량이다.
순익을 버는 족족 쟁여놓아 이익잉여금만 499억원(2020년 말)에 이른다. 흠 잡을 데 없는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와이비엠의 에스케이산업 지분 매입가격이 주당 130만원, 130배수(액면가 1만원)나 됐던 이유다.
당시 에스케이산업의 주인이 고(故) 민영빈(1931~2018) 창업주 2세들이다. 장남 민 회장이 단일 1대주주로서 지분 44%를 보유했다. 이어 네 딸 민혜성씨(14.56%), 민미란씨(9.02%), 민혜진씨(6.47%), 민영란씨(1.42%)가 주주들의 면면이다. 이외 24.53%는 자기주식이다.
㈜와이비엠이 사들인 에스케이산업 지분 40.01%는 민 회장 6.02%를 비롯해 오너 일가 지분 37.49%와 자기주식 2.52%다. ㈜와이비엠이 민 회장(37.98%)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던 이유다.
민 회장은 50억원을 챙겼다. 네 명의 여동생들도 보유지분을 전량 넘긴 댓가로 민혜성씨 120억원, 민미란씨 74억원, 민혜진씨 53억원, 민영란씨 12억원 등 259억원을 건네 받았다. 일가가 손에 쥔 돈이 도합 309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