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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 SK그룹 '카멜레온인가 딥체인지인가'

  • 2021.09.03(금) 06:20

계열사·사업부문 떼고 합치고 이름 바꾸고
경영효율화 속 재원확보 '두마리 토끼' 잡기

최근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변화무쌍하다. 주요 계열사나 사업을 합치거나 떼어 내면서 경영 효율화와 재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 주도로 추진 중인 경영 전략 '딥체인지'(Deep Change, 근본적 변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이런 변화를 통해 성장할 것을 자신하고 금융시장에서도 이에 긍정적 판단을 내놓는다. 하지만 개인을 비롯한 투자자들 사이에선 잦은 변화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SK그룹이 이런 변화로 시장의 신뢰와 공감을 중심으로 재무 성과를 만든다는 그룹 차원의 메시지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성공적으로 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prtsy201@

팔아서 리스크 줄이고

SK그룹 변화의 중심에는 SK이노베이션이 있다. 올 하반기(7~12월) 줄줄이 이어지는 SK그룹 주요 계열사의 변화 계획을 보면, SK이노베이션과 관련된 건이 대부분이다. 리스크(위험)와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30일 SK루브리컨츠 지분 1600만주를 1조1195억원에 매각 완료했다. SK이노베이션의 루브리컨츠 지분율은 기존 100%에서 60%로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의 다른 100%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 7월7일 주유소 115곳의 토지 및 건물 등을 7638억원에 팔았다. 7월 한 달 사이 이런 자산 매각만으로 2조원 가까이 확보한 셈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코스피에 상장시켜 구주매출로 1조3476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단기적 재무 리스크도 감소시키면서 투자 재원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 결과로 합의금 2조원을 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었다.

공격적 투자에도 활용

7월의 매각 작업들이 일종의 수비를 위한 움직임이었다고 보면, 앞으로는 공격적인 재원 확보와 투자 행보가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 부문을 오는 10월 물적분할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은 상장시켜 투자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매출액은 올 2분기 6302억원으로 2년 전인 2019년 2분기 대비 332%나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다른 100% 자회사 SK지오센트릭 일부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다. SK지오센트릭의 기존 사명은 SK종합화학이었는데, 지난 1일자로 이름을 바꿨다. 이 같은 행보 역시 성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1조2325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이달부터 오는 2024년 12월까지 진행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와 설립하는 합작법인에도 약 3조원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반도체·소재 분야도 성장 위한 변화 

통신업체 SK텔레콤도 오는 11월 존속 법인 SK텔레콤과 신설 투자사 SK스퀘어로 인적분할한다. 이번 인적분할이 시장의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에 대한 영향이다. 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 따라 지주사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인수·합병(M&A)을 하려면 피인수 기업 지분 100%를 사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SK텔레콤의 인적분할 이후에도 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 지위인 점은 변함이 없지만, 투자사인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는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게 변하는 점이다.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이자 SK하이닉스 CEO인 박정호 부회장도 "새로 출범하는 SK스퀘어는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투자전문기업으로 도약해 반도체 등 미래 핵심산업을 진흥하고 생태계 활성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도 오는 12월 SK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SK㈜가 신주를 발행해 SK머티리얼즈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SK머티리얼즈는 주력 사업인 특수가스 등 사업부문 일체를 물적분할하는데, 그 후 존속하는 지주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첨단소재 영역 투자 주체를 일원화해 이 분야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수가스 사업을 분할하고 투자부문은 합병하면서 SK㈜에 그룹 투자의사결정을 집중하는 것"이라며 "유망 사업들이 손자에서 자회사로 올라오고 있어 분할하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도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장은 이번 합병법인이 첨단소재 분야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회사는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시까지 했으나, SK㈜가 첨단소재 부문 계열사 SKC·SK실트론을 비슷한 방식으로 합병할 것이란 소문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는 M&A의 규모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에 SK 지주회사에서 직접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서 대형 M&A의 시도, SK실트론과 연계된 소재 사업 확장이 예상되고, SK머티리얼즈의 투자 자회사들 일부는 단독 상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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