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미래 먹거리 투자에 힘을 싣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SK㈜의 장동현 사장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크게 키운 SK이노베이션의 김준 총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다. 그룹 계열사 전반에선 큰 변화 없이 그동안 성과를 격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투자·배터리 수장들 SK그룹 부회장으로 OK
2일 SK그룹은 장동현 SK㈜ 사장·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의 2022년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내년 1월부터 부회장 타이틀을 붙이는 장동현 SK㈜ 사장은 투자전문회사로서 SK㈜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한편, 첨단소재·그린(친환경)·디지털·바이오 등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와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1963년생인 장 사장은 1991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한 뒤에 주로 SK텔레콤에 머물며 재무·전략·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SK텔레콤 사장을 지낸 직후 SK㈜로 옮겼다.
최근에는 SK㈜와 SK머티리얼즈를 합병시키고, 신약 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을 통해 국내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수소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이며 글로벌 전기차 기업 '폴스타',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도 투자했다. 최 회장이 제시한 SK그룹의 '파이낸셜 스토리'(시장의 공감을 받는 재무적 성과)의 실행에 앞장섰다는 설명이다.
SK이노는 '승진 잔치'
SK이노베이션의 김준 총괄 사장도 회사의 미래가치를 크게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총괄 사장은 1987년 유공에 입사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업지원팀장, SK에너지 사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SK이노베이션 사장을 맡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꿔 성과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의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정유·화학 부문은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는 세계 5위, 분리막 사업은 세계 1위로 거듭났다.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성과를 반영하듯 SK루브리컨츠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어스온 등 자회사 경영진 모두를 유임했다. 신임 임원도 33명을 선임하는 '승진 잔치'를 벌였다. 김준 총괄 사장은 "파이낸셜 스토리 가속화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을 하는 자회사 SK온은 현재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경영상 주요 진행 사안들을 고려해 조만간 별도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사업 괜찮았나…SK그룹 큰 변화는 없어
이날 SK는 그룹 차원의 일괄 발표 없이, 관계사별로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SKC는 신임사장으로 박원철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을 선임했고, SK디스커버리는 안재현 SK에코플랜트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SK하이닉스도 사업총괄 사장으로 노종원 경영지원담당(CFO,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수준의 인사를 했다.
SK 수펙스추구협의회도 최규남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현재의 7개 위원회 체제는 유지하기로 했다. 조대식 의장도 유임이다. 이 외에는 큰 변화 없이 그동안 성과에 보상한 양상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자는 "관계사의 성장 전략인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인재 육성 등 공통 인프라 제공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사업 거점 구축과 미래, 친환경 사업 기회 발굴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