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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자동차 시장, 차값 대폭 오른다

  • 2022.01.17(월) 11:43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
올해 판매 전년比 7.5%↑ 8209만대
반도체 수급 등 시장 불확실성 지속

"안갯속이다"

이동헌 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산업 연구실장은 올해도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풀리지 않은 데다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다. 공급 부족과 원자재값 인상 영향으로 '카 인플레이션(차 가격 상승)'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변이바이러스·반도체가 발목"

/그래픽=비즈니스 워치

이 실장은 최근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가 연 '2021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리뷰 및 2022년 전망'에서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지난해 차 시장에 대해 "작년 전 세계 차 판매량은 2020년 대비 4.1% 성장한 7640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예상했던 9%(7910만대) 수준에 못 미치며 회복이 지연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던 원인으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차량용 반도체 생산 차질화 등을 꼽았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확대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목 잡은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 차질도 변이 바이러스 영향이 컸다. 작년 하반기부터 발생한 델타 변이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확산됐는데 이 지역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 주요 거점 중 하나다. 결국 변이 바이러스가 차량용 반도체 공장을 멈춰 세운 것이다.  

이 실장은 "반도체 공급 문제는 하반기에 더욱 악화됐고 특히 7월부터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생산량 기준으론 약 955만대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약 12.5%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판매가 답보한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선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실장은 "미국, 유럽, 호주 등 선진 시장에서 판매량이 1% 성장하며 정체 수준을 보였고 중국(2.9%)을 제외한 신흥국은 13.3%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보다도 판매가 부진했다. 작년 자동차 판매량은 169만대로 전년대비 8.9%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85만대로 2019년보다 오히려 6% 성장했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사실상 코로나 타격을 받지 않았던 셈이다. 이 실장은 "작년 국내는 반도체 수급난 현상이 다른 국가에 비해 더 이른 시기에 덮쳤고 코로나19 기저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차 값 올려 미래 투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8209만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이전 수준(8683만대)으로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전망이다. 국내는 전년대비 1.8% 소폭 상승한 172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20년 판매량보다 약 7% 못 미치는 수치다. 

이 실장은 "올해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반도체 공급 문제 등이 완화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판매가 회복하는 시기는 2023년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외부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조만간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한국은 이미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했다. 추가 금리 인상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실장은 "미 연준에서 오는 3월 테이퍼링을 확대하고 올해에만 3~4회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완성차 업체 역시 통제가 불가능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같은 경우엔 '예측을 잘 하느냐'가 아니라 '대응을 얼마나 빠르게 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여전히 자동차 초과 수요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뛴 영향이다.

그는 "올해 초과 수요 지속과 글로벌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맞물리면서 신차 출고가의 대폭적인 상승이 예상된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차 가격을 올리고 그 재원은 전기차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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