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70조원을 넘기며 연간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개 사업본부별 매출도 역대 최대치였다. 원동력은 프리미엄 가전과 해외 시장이었다.
하지만 내실은 뒷받침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5.2%로 정점이었던 2020년(6.7%)에 비해 한풀 꺾였다. 특히 자동차 전장을 담당하는 사업은 1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며 발목을 잡았다.
매출, 어딜 봐도 역대급
지난해 LG전자 연결기준 매출은 74조7216억원으로 2020년보다 28.7% 늘었다. 가전사업부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TV사업부 HE(Home Entertainment), 자동차 전장 사업부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등 전 사업본부가 연간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골고루 성장했다. 양대 가전사업부인 H&A와 HE의 매출 합계가 40조원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성장동력은 위생 가전,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담당했다. 특히 올레드 TV는 2020년보다 2배 이상 팔리며 가전 사업을 이끌었다. 작년 4분기 북미와 유럽 등에서 올레드 TV는 60% 이상 성장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확고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작년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 전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을 따로 떼어놓고 봐도 역대급이다. 작년 4분기 매출은 21조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7% 늘었다. 역대 최대다.
이익률은 뒷걸음
매출은 역대급이었지만 이익 증가세는 꺾였다. 작년 영업이익은 3조8638억원으로 2020년보다 1.1% 감소했다. 지난 2020년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3조원을 넘었지만 올해는 4조원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익이 줄어든 것은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매출원가가 2020년보다 31.3% 늘어서다. 여기에 판매관리비 부담도 1년 전보다 21.7% 커졌다. 제품은 많이 팔았지만 원가와 비용 등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단 얘기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5.2% 수준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4%, 2018년 4.4%, 2019년 3.9%, 2020년 6.7% 등으로 3~6% 사이를 오가고 있다.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1분기 9.9%, 2분기 5.1%, 3분기 2.9%, 4분기 3.2% 등으로 뒷심이 부족했다.
사업 부분별로 나눠보면 LG전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H&A의 영업이익률은 8.2% 수준이었다. 2020년과 비교하면 2.1%p 떨어졌다. 작년 HE 영업이익률은 6.4%로 2020년(7.1%)보다 낮아졌다.
특히 VS는 지난해 932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회사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GM 전기차 화재에 따른 충당금 부담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올해 VS가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분 40.79%를 보유한 LG이노텍 실적을 제외하면 수익성은 더 나빠진다. LG이노텍의 실적을 뺀 LG전자의 영업이익률은 4.3%에 머물렀다.
실적의 가장 아랫단인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조415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31.4% 감소한 수치다. 작년 당기순이익률은 1.9%에 불과했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최종적으로 19원을 남겼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