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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준비?…LG전자 선제적 조단위 손상차손

  • 2022.03.17(목) 06:50

[워치전망대]
전장 계열 ZKW 영업권 포함 1조원 비용 반영
최대 매출에도 순이익 부진 이유, 선제적 처리

LG전자가 지난해 1조원 이상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회계장부에 반영했다. 여기에는 2018년 무려 5400억원의 웃돈을 주고 사들인 차량용 전장 계열사 ZKW의 영업권 및 지난해 사업을 접은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부문의 영업 중단에 따른 손상차손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규모 자산 손상이 손익계산서 상에 비용으로 반영,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매출이 74조원의 사상최대를 달성했음에도 순이익은 전년보다 31% 빠진 1조원에 그쳤다. 

다만 적극적인 손상차손으로 선제적 비용처리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실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과 태양광 패널 등 부진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주력 부문에 역량을 모으고 있어 올해에는 급격한 실적 개선이 예고되고 있다. 

무형자산 1조원 손상처리, 전년보다 두배 늘어

17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무형자산 부문에서 총 1조748억원을 손상 처리했다. 전년 4323억원의 손상차손 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무형자산이란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자산 가운데 형태가 없지만 소유함으로써 미래에 경제적 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영업권과 산업재산권·개발비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손상 처리한다는 것은 당초 기대했던 것 만큼의 수익이 나오지 않아 자산에서 그만큼을 상각해 비용으로 털어낸다는 의미다.

지난해 LG전자는 전장 계열사 ZKW 영업권 등에 대한 손상평가를 통해 총 6913억원의 손상차손을 회계장부에 반영했다. ZKW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라이트 제조업체다. LG전자는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2018년 지주사인 (주)LG와 함께 총 1조4000억원을 들여 ZKW를 인수했다. 

1조4000억원의 인수금액에는 이 회사의 실제가치(순자산·8567억원)를 웃도는 영업권(5400억원)이 포함됐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선 영업권이 생기면 매년 손상평가를 실시, 자산의 회수 가능금액이 장부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 그만큼의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한다.  

ZKW 코로나 여파로 부진, 2년째 손상평가

ZKW는 LG전자 품에 안긴 이후 매년 매출 외형이 확대되는 추세이나 순이익은 그러지 못하거나 순손실 적자를 내는 등 부진했다. 코로나 장기화와 이로 인한 반도체 부품 품귀 현상으로 완성차들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는 2020년에 ZKW에 대한 손상 측정을 처음 실시, 영업권 2371억원을 손상으로 처리했다. 지난해에는 영업권 등에 대한 두번째 손상평가를 실시하고 전년보다 3배가량의 손상차손을 비용으로 반영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ZKW의 부품이 많이 공급되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셧다운 등 어려운 시장 환경에 원인이 있다"라며 "다만 ZKW에 대한 손상차손은 미래 사업에 대한 가치를 장부 상에 미리 잡아놓은 것이라 본질적인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여기에다 '만년 적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손상차손을 적지 않게 잡아놨다. 지난해 MC사업부문 영업중단에 따른 무형자산 손상차손은 2944억원(누적)이다. MC사업부문은 지난 2015년부터 매분기 영업손실 적자를 내면서 무려 5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골칫거리'였다. 

손상차손은 영업외비용으로 인식, 순이익에 영향

LG전자가 무형자산에서 조단위의 손상처리를 하면서 결과적으로 손익계산서 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게 됐다. 손상차손은 손익계산서 상 영업외비용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영업이익 산출에 영향을 주지 않으나 순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주력인 가전을 비롯해 대부분 사업이 선전하면서 연결 매출 74조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외형은 역대급이었으나 순이익은 전년보다 줄어든 1조4150억원에 그치는 등 눈에 띄게 부진했다. 이러한 순이익은 회사의 본질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영업이익(3조8638억원) 보다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적극적인 손상차손 반영은 그만큼 회사가 선제적 비용처리에 나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회계상 손실을 털어낸 이후 이듬해 실적에서 비용처리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만큼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에 이어 올해에는 대규모 적자 상태인 태양광 패널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성장 동력인 자동차 부품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신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큰 폭의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증권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LG전자 연결 매출 추정치는 전년보다 6조원 가량 늘어난 80조원이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도 전년보다 1조원 가량 증가한 4조7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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