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2년만에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접는다. 중국 업체 중심의 저가 제품 공세로 도무지 관련 사업의 실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손을 떼기로 했다.
지난해 '만년 적자'인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데 이어 올 들어선 태양광 패널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 패널 사업을 담당하던 BS사업본부는 신사업 육성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성장 잠재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23일 LG전자는 전일(22일) 열린 이사회에서 태양광 셀 및 모듈 사업을 종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적으로 검토해왔지만,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사업환경 악화가 계속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 LG전자의 판단이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해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 수준에 머물렀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지속 감소했다.
LG전자 측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고,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시장과 사업환경의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매출 역시 2019년 1조1000억원대에서 2020년 8000억원대로 하락하며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도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부진에 따라 태양광 패널 사업을 포함한 BS사업의 실적 역시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BS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4분기 BS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35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부품 가격 및 물류비 상승 영향과 함께 태양광 모듈 사업의 성과 부진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다.
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에 따라 태양광 패널 사업을 담당하던 BS사업본부는 모니터, 노트북 등 IT 제품과 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ID 제품,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한다. 사업본부 및 전사 차원의 신사업 육성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성장 잠재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LG전자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 이후,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는 등 신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등 신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내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승인안을 결의한다.
BS사업본부는 신사업 확대를 위해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등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LG전자 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일은 오는 6월30일이다. LG전자는 AS 등 필요 물량을 감안해 2분기까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명은 재배치를 진행한다.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도, 타 사업본부와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 측은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직원들에게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들이 새 근무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