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태양광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 필요성이 커진 만큼 한국과 미국에 3800억원을 투자해 안정적으로 친환경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구축, 고효율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韓 1800억·美 2000억원 투자
12일 한화솔루션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태양광 전시회 '인터솔라2022'에서 한국과 미국에 약 3800억원을 투자, 고효율의 탑콘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셀 라인 신설을 위해 1800억원, 미국에는 태양광 모듈 공장 건설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한화솔루션이 국내에서 셀 라인에 투자하는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한화솔루션이 국내에 신설하는 셀 라인에는 탑콘(Tunnel Oxide Passivated Contact·TOPCon)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다. 탑콘은 N타입 웨이퍼를 기반으로 생산한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한 제품이다. 누설 전류를 최소화해 기존보다 발전 효율이 약 1%P(포인트) 높다. N타입 웨이퍼는 기존 PERC(Passivated Emitter and Rear Cell) 셀에서 사용되던 P타입 웨이퍼보다 불순물에 대한 내성이 높고 수명이 길어 발전 효율을 높이는데 용이하다.
이번 투자로 한화솔루션은 국내 최대 규모인 5.4GW(기가와트)의 셀 생산량을 확보하게 된다. 생산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나아가 한화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국내 생산 및 연구시설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고출력의 제품 생산과 라인전환,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탠덤 셀 연구 등에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다.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고효율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미국에는 약 2000억원을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한다. 한국에서 생산한 탑콘 셀을 활용한 고효율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미 현지에 구축하는 것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기존의 1.7GW를 포함해 미국 내 단일 사업자로서는 최대인 3.1GW의 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태양광 사업자로서 국내에서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기술 기반의 제품을 양산하고, 미국에서는 현지산 제품의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양국의 태양광 전지(셀)-모듈 밸류체인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적자 늪 탈출? 하반기 밝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은 김동관 사장이 직접 주도하는 차세대 핵심사업이다. 하지만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원가 부담이 지속되면서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 1분기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은 15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는데, 실적 부진의 원인은 태양광 사업이었다. 같은 기간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영업손실 114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태양광 제품 판매량 증가로 매출은 늘었지만, 물류비 상승과 폴리실리콘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한화솔루션 측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 안정과 주요 시장의 모듈 판매 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태양광 수요 증가와 폴리실리콘 가격 하향 안정화가 예상돼 하반기부터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의 가파른 이익 정상화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은 현지 시각 기준 오는 13일까지 인터솔라 유럽 2022에 참가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2019년 이후 3년 만의 참가다. 한화큐셀은 참여 업체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꾸렸다.
세계 4대 태양광 전시회 중 하나인 인터솔라는 올해 920여개 태양광 업체가 참가했다. 유럽에서 재생에너지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독일에서 열려 글로벌 태양광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