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 국내 76개 그룹 중 한화그룹의 해외 계열사가 가장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국내 76개 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화의 해외 계열사는 작년 대비 190곳 늘어난 637곳으로 집계됐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76개 그룹 중 해외 계열사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꼽힌 것이죠.
그동안 해외 법인의 수는 삼성이 가장 많았습니다. 작년 기준 594개였는데, 올해는 19개 줄면서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한화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삼성을 역전한 것인데요.
한국CXO연구소는 한화의 해외법인 증가를 두고 에너지 관련 해외 사업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그만큼 한화그룹은 태양광에 진심인 기업입니다. 국내 기업 중 태양광 사업에 가장 관심이 많기로 유명하죠.
올해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의 핵심도 태양광을 포함한 '에너지'였습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요. 한화그룹이 올해 국내에 투자하는 20조원 중 4조2000억원, 즉 21%는 에너지 산업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을 '에너지 핵심 기지'로 성장시키는 것이 그룹 차원의 목표입니다. 태양광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고효율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죠.
태양광의 역설? "오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태양광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태양광은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이지만 오히려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인체에 유해하며 발전 효율도 타 에너지 사업에 비해 낮다는 인식이 깔려있는데요.
14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제 1회 솔루션 아카데미에서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에 대해 알려진 일반적인 사실들이 오해라고 설명했습니다.
태양광 발전에 대한 오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편이지만,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전세계적으로는 이미 태양광이 기존 에너지원보다 저렴해졌고, 국내에서도 점차 효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공개한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태양광 LCOE(균등화발전비용)는 석탄, 가스 등 기존 에너지원의 절반 이하로 낮아졌습니다. LCOE는 1kW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 건설과 운영, 폐기에 드는 비용을 말합니다. 에너지원별 경제성 비교에 주로 사용되는 수치죠.
국내의 경우 아직 태양광이 기존 에너지원에 비해 저렴하지 않지만, 약 5년 뒤쯤이면 태양광이 기존 에너지원의 경제성을 뛰어넘을 전망입니다. 블룸버그NEF는 한국이 오는 2027년이면 대체 에너지 발전 단가와 기존 화석 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인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네요.
신재생에너지가 환경오염 일으킨다?
환경 측면에서는 더 부정적인 인식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산지 훼손입니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목적으로 훼손된 산지 면적은 2817만㎡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에 정부에서는 산지 태양광 증가로 인한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산지 태양광 규제를 강화했고, 현재는 산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20년 동안 산지에서 태양광 시설을 사용할 경우, 해당 부지를 원래대로 복원시켜야 하는 '산지 일시사용허가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8년 해당 제도가 도입된 후 산지 태양광 허가 면적은 2019년 1024ha(헥타르)에서 2020년 229ha로 감소했고, 작년에는 허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에서는 산지 대신 수상태양광, 영농형태양광 등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태양광 발전소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또 태양광 모듈에는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인체에 유해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생산·판매·설치되고 있는 태양광 모듈은 모두 크롬·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결정질 실리콘계 모듈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양산되는 태양전지는 90% 이상이 실리콘으로 생산되는데, 이 실리콘은 규소로 이뤄져 있어 모래와 성분이 유사하다고 하네요.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인체에 유해할 정도의 전자파가 나온다는 것도 대표적인 오해인데요. 태양광 발전소에는 '인버터'라는 전력변환장치가 있는데 이 장치에서 전자파가 소량 발생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정부 안전 기준의 1% 수준으로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준입니다. 심지어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 세기보다도 낮은 수준이죠.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되면 눈부심이 심해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는데요. 태양광 모듈의 빛 반사율은 5~6% 수준입니다. 건물의 외장에 사용되는 강화유리의 빛 반사율인 7~8%보다 낮은 수준이죠.
한화큐셀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은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빛 반사는 줄이고 흡수율을 높이도록 설계된다"며 "모듈 제작 시 특수 유리 및 반사 방지 코팅 기술을 적용해 빛 반사율을 최대한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꿀벌 지킴이 '태양광'
한화는 이같은 태양광 전력의 부정적인 인식을 격파하기 위해 여러 활용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20일 'UN 세계 꿀벌의 날'에는 태양광 발전이 꿀벌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오해를 깨기 위해 태양광 전력을 활용한 탄소저감벌집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솔라비하이브는 꿀벌들의 생육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벌통과 벌통에 전력을 공급하고 제어하는 외부설치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벌집 상단에 설치한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벌통 내 온도, 습도, 물과 먹이 현황을 확인하고 제어하고요. 벌통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앱으로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이 적용됐다고 합니다.
김혜경 한국농수산대학교 산업곤충학과 교수는 "솔라비하이브는 꿀벌의 발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해충 등의 위험 요인을 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어 꿀벌의 개체 수 증식 및 종 보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화가 태양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이겨내고 한국을 태양광의 핵심 기지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