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의 자금 수혈을 검토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인텔 SSD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 자회사로, 작년 말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설립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열린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선 솔리다임 자금부족에 대한 현안이 보고됐다.
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회에선 솔리다임에 대한 증자와 자금대여 방안을 사전 심의했다. SK하이닉스가 직접 솔리다임에 자금을 주거나, 돈을 빌려주는 방식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자금지원 검토는 작년 말 인텔 SSD 인수 이후 6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작년 말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총 80억33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중 70억달러는 1차 인수 대금으로 지급됐다. 나머지 10억3300만달러는 운영자금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한화로 1조2970억원에 이르는 운영자금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지난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반도체 산업 비수기인 1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이 12조원을 넘어선 것을 두고 회사 측은 "지난 연말 자회사로 편입된 솔리다임의 매출이 더해진 효과"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인수로 그동안 D램에 비해 열세에 있던 낸드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낸드 사업 분야 중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제품에서 강점을 지닌 반면,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eSSD)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업 중복 없이 서로의 강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다만 SK하이닉스 이사회 내용을 미뤄볼 때 인수 초기 솔리다임의 내실효과는 크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의 미국 법인(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 및 종속회사)의 매출은 1조3151억원, 당기순손실은 1574억원을 기록했다. 이 법인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SSD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미국 자회사로, 인수 초기에 적자가 난 것이다.
증권가도 지난 1분기 솔리다임 관련 일회성 비용이 약 1000억원 발생하면서,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치를 소폭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이와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사회 등 경영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수 없다"며 "다만 거시경제 등 변화에 따른 자금 소요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일반적인 경영활동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