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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스토리] 애플 'M2' 혁신 아닌 개선?

  • 2022.06.09(목) 16:28

애플, TSMC '2세대 5나노'로 만든 M2 공개
"TSMC 개발 늦어, 기존과 유사한 공정 이용"
파운드리 추격자 삼성전자, 3나노 경쟁 가열

최근 애플이 미국에서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2022에서 새 노트북인 맥북에어·맥북프로를 공개했습니다. 관심은 노트북인 아닌, 그 속에 탑재된 칩에 쏠렸습니다. 2020년 IT업계에 충격을 줬던 애플의 독자 개발 칩이 얼마나 혁신됐느냐는 궁금증 때문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M2는 M1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속도가 18% 빨라지고, 그래픽처리장치(GPU)는 25~35% 향상됐습니다. 전력효율은 1.9배에서 2.3배 정도 개선됐다고 합니다. 

2020년 말에 공개된 M1은 애플이 인텔에서 공급받던 CPU를 대신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시스템온칩(SoC·여러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반도체)입니다. 당시 M1은 3.5배 빠른 CPU, 최대 6배 빠른 GPU 등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었죠.

M2에 대한 반응은 뜨겁습니다. 애플이 1년 7개월 만에 또 한 번의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하지만 일부에선 M2가 혁신이라기보단 M1을 개선한 버전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왜일까요.

"미세공정 극도로 어려워 TSMC 개발 늦어져"

업계에 따르면 M2는 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2세대 5나노미터(nm) 공정으로 생산됐다고 합니다. 애플이 설계한 반도체를 TSMC가 미세공정으로 위탁 생산했다는 의미죠.

1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입니다. 전 세계에서 5나노미터 굵기로 반도체 회로를 새길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곳은 TSMC와 삼성전자 정도죠.

2세대 5나노미터 공정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5나노미터 공정의 개선 공정입니다. 5나노 플러스 공정이라고도 불리죠. 

공정이 미세할수록 반도체 성능을 결정짓는 트랜지스터가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는데, M2의 트랜지스터 개수는 200억개로 M1보다 25% 가량 늘었습니다.

이처럼 M2가 우수한 성능을 보였지만 M1 만큼의 혁신은 찾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애플이 3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M2를 들고나올 것이란 전망도 했었는데,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애플의 M2에 대해 "5나노 플러스 공정은 5나노를 개선한 버전"이라며 "5나노와 호환되는 설계로 대규모 엔지니어링이나 추가적인 설계 투자 없이 원활한 마이그레이션(이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보통 애플은 새 칩을 발표할 때마다 게이트 길이가 축소되는 새로운 공정을 사용한다"며 "이번에 발표한 M2가 기존과 유사한 공정을 이용하는 이유는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이 극도로 어려워지며 TSMC의 새로운 공정 개발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죠. 

여기서 말한 게이트는 트랜지스터의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일종의 '스위치'로, 그 길이가 짧아질수록 칩의 성능이 개선된다고 합니다. M2가 혁신이라기보다는 개선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이유입니다.

업계 공통의 고민, 누가 먼저 풀까

"TSMC의 새 공정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은 삼성전자가 TSMC와의 기술격차를 좁힐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줄곧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에선 TSMC에 밀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한 지 2년 뒤인 2019년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하며 추격에 나셨죠. 하지만 5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의 수율이 TSMC에 밀리면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유럽 출장길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의 ASML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도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입니다. ASML은 반도체 회로를 새길 수 있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으로, 반도체 회사는 연간 50여대만 생산되는 이 장비를 구하기 위해 '수주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TSMC는 3나노를 누가 먼저 양산하느냐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내에, TSMC는 올 하반기 내에 양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삼성전자가 앞서고 있지만 수율 등 문제는 남아있어 누가 시장을 선점할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공정 전환에 따라 발생하는 난도와 발열 이슈 등은 업계 전반의 고민"이라며 "파운드리 수율 문제가 삼성전자의 문제로 불거지고 있지만 미세공정 난도가 올라갈수록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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