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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구독 이은 서비스구독까지 이유는

  • 2022.06.09(목) 17:47

차량 구독 모델은 현상유지
각종 구독 서비스 시도 '활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구독 서비스 도입이 화두가 되고 있다. 기존에는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내고 다양한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는 형태가 주로 나왔다면, 이제는 차량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기능 및 서비스를 구독하는 상품이 등장한 것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수익도 창출하고, 계속해서 자사 차량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락인(lock-in, 가두기) 효과도 노린다. 나아가 자율주행 기능 도입에 따라 예상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성장에 대비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차량 구독모델 '점차 인기'

완성차 업계에서 운영하는 기존 구독 모델은 같은 브랜드의 다양한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현대차, 기아로 나눠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각각 제네시스 스펙트럼,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란 명칭으로 서비스한다.

제네시스는 매월 얼마씩 내고 단일 차종만 타는 서비스, 차종을 월 1회 바꿔 타는 상품, 24~72시간 이용하는 단기 옵션도 제공한다.

다양한 최신 차종을 색상별로 골라 타면서 보험, 세금, 정비도 제공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자유롭게 차량 계약과 해지가 가능하고 선납금도 없다. 기아는 중고차 구독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런 구독 서비스 시장을 두고 현대차는 고민 중이다. 반도체 공급 부족 탓에 신차 인도가 느려지고, 구독 서비스 수요는 강하지만 구독용 차량 규모를 무작정 확대할 수도 없어서다. 신차 판매와 맞물리는 사업이므로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제네시스, 현대차, 기아 모두 구독 서비스 가동률이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차량 규모 확대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국내 수입차 1위 사업자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2019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메르세데스-벤츠 모빌리티 코리아'를 통해 일종의 차량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여러 차종을 자유롭게 구독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니다. 차량 하나만 골라서 탈 수 있는 장기 렌트카 수준으로 서비스하면서, 차량 판매에 더 큰 힘을 주는 모습이다.

서비스 구독까지 '뜬다'

시야를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면, 차량 기능과 서비스를 구독하는 모델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소니그룹은 일본 완성차 혼다와 합작해 만든 전기차에서 영화와 비디오 게임 등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소프트웨어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개발해 이를 차량 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혼다는 전기차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요시타 겐이치로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니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네트워크 기능 제공과 함께 진화하는 모빌리티 시장에 우리도 기여하고자 한다"며 이같은 구독 서비스 구상을 설명했다.

앞서 GM(제너럴모터스)과 볼보의 경우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것이란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전기차 테슬라는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풀 셀프 드라이빙'과 비디오·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커넥티비티 패키지'를 지난해 내놨다. 현대차도 블루링크 서비스를 통해 원격제어, 안전보안, 차량관리, 길안내, 음원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차량의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벤츠의 경우 유럽 일부 국가에서 전기차 EQS의 후륜 조향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내놨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기능은 EQS 모든 모델에 기본 사양으로 들어가 있지만, 더 높은 각도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해 선택 옵션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벤츠 온라인 스토어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옵션을 넣었다 뺄 수도 있는 형태로 서비스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기대…"소비자 니즈 주목해야"

완성차 업계가 이처럼 구독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어서다.

미래에 자율주행차량이 널리 보급되면 주행 기능부터 차량 내부에서 이용 가능한 인포테인먼트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각종 구독 서비스 채택률이 30%에 이르면 각종 완성차들의 관련 서비스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118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완성차 업계는 새로운 수익원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아울러 락인(lock-in, 가두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구독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같은 브랜드 차량을 이용하게 만드는 구조로 구성됐다.

다만 소비자 관점에선 각종 구독 서비스의 범람에 따라 차량 이용에 허들이 생기거나 지나친 부담이 될 가능성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 모델은 완성차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되고 있는 빅트렌드"라며 "수익성 제고보다 소비자 니즈를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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