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지난 1분기 다소 주춤한 성적표를 받았다. 완성차 생산 감소로 차량 부품 공급이 준 데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부자재 가격이 인상된 탓이다. 현대모비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됐던 2020년 2분기(1687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영업이익을 남겼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수주 확대로 신고객들을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기아 등 기존 고객사의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이미 1분기에만 연간 해외 수주 목표치 절반가량을 채웠다.
아울러 올해 연구개발(R&D) 투자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하며 전동화, 자율주행 등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매출은 모듈·부품, 영업이익은 A/S가…
현대모비스는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 매출이 11조30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2%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분기와 견줄 땐 2.6% 감소했다.
현대모비스의 사업 부문은 크게 모듈·부품과 A/S 두개 부문으로 나뉜다. 주력인 모듈·부품 부문은 다시 모듈조립, 부품제조, 전동화 등의 사업으로 구분된다.
올 1분기 매출 대부분은 모듈·부품 부문에서 나왔다. 이 기간 관련 부문 매출은 8조95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6%를 증가했다. 이 가운데 모듈조립 매출은 4조9848억원, 부품제조 2조852억원, 전동화 1조886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A/S 부문에서는 2조35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26.2% 증가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특히 전동화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4% 증가했고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주요 자동차시장의 A/S부품 매출도 4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매출 외형은 커졌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38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1% 급감했다. 이는 코로나19 타격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 2분기 16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매분기 4500억~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회복해왔다.
영업이익은 A/S부문이 책임졌다. A/S 부문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42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했다. 이는 현대모비스의 합계 영업이익보다도 많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 모듈·부품 부문에서는 35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악화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3.4%로 전년동기대비 1.6%포인트 감소했다. 매출이 소폭 증가한 반면 이 기간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불안정한 대외 환경으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한데다 원자재 가격도 인상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에 긴급 공수해야 하는 부품들은 항공운송방식으로 일부 전환하며 관련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발 넓히고, 미래에 투자하고
현재 현대모비스는 해외 완성차 업체 대상으로 핵심 부품 수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 기아의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사를 다변화해 자체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다.
성과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분기 글로벌 고객사 대상으로 16억56만달러(한화 약 2조600억원)의 핵심부품 수주를 달성했다. 북미에서 13억2900만달러, 중국 3억2800만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 계획의 44% 수준을 달성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첨단 전장부품 중심으로 북미, 유럽 선진시장과 중국 신생브랜드 등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결과"라며 "현지시장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수주확대전략이 향후 추가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다변화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R&D 투자도 매년 확대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R&D 투자비용은 1조2710억원으로 전년대비 8.9% 증가했다. 5년 전과 비교했을때 R&D 부문 투자가 약 5000억원 증가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을 기점으로 반도체 수급과 글로벌 물류 환경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고객 다변화, 핵심부품 수주, 미래 기술시장 확대 등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