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9 자주포의 폴란드 수출과 국내 방산 사업의 호조가 지속된 영향이다. 올해 역시 지난해 쌓아둔 수주 분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기대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4월 ㈜한화의 방산 사업 부문 합병 절차를 마무리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나갈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절차도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K-9 수출… 힘입어 최대 실적"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4일 지난해 매출 6조539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753억원으로전년대비 35.5%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569억원으로 전년대비 48% 급감했다.
2018년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테크윈)로 바뀐 뒤, 매년 연간 실적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한화의 방산부문을 인수하고 한화디펜스를 흡수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진행 중에 있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100%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를 작년 11월 흡수합병 완료했다"며 "㈜한화의 방산 부문은 작년 12월 인수 완료해 올해 4월 흡수합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지상 방산이 가장 많았다. 지상 방산의 지난해 매출은 2조4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7%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 비중의 31%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1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2% 급증했다.
지난해 분기별 실적 추이를 보면 4분기 실적이 가장 좋았다. 이 회사의 지난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5179억원으로 전분기대비 80.1%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 1766억원으로 174.2% 급증했다. 작년 3분기는 경상개발비, 판관비, 개발비 증가로 수익성이 부진했던 때다.
지난 4분기 실적이 전분기대비 크게 개선된 것은 지난해 폴란드에 수주한 K-9의 초도 물량이 일부 반영되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월 폴란드와 3조2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지난 4분기는 폴란드 K-9 수출에 대한 초도 물량이 반영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현재 수주잔고도 넉넉히 쌓인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19조7772억원으로 전년대비 289.9% 급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수주한 13조원의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와 고용도 늘릴 계획이다.
한 상무는 "올해 폴란드 K-9과 천무 2차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 중이며 호주와의 우선 협상자 대상 선정 또한 올해 상반기 중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이러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사명 변경 계획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안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겠단 목표다. 한화 그룹은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공식화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한화그룹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등이 인수자금을 댄다.
지난 22일 튀르키예 경쟁 당국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받으며 심사의 첫 문턱을 넘은 상태다. 앞으로 한화 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선 한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으로부터 모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엔 독점 이슈로 인수가 무산됐었다"며 "하지만 한화 그룹은 완전히 이종 산업으로 독점 문제와 무관하기 때문에 무리 없이 당국들로부터 승인 절차를 받아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컨콜에 대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사명 변경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날 한 보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 완료 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한 상무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명 변경 계획을 말하는 것은 빠른 듯 하다"며 "이에 대해선 노코멘트하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