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가량 감소했다. 역대급 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던 지난해 2·3분기와 달리 4분기에 힘이 빠진 탓이 컸다. 지난해 4분기 ㈜한화의 영업이익은 2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했다. 금융부문 판매비 증가 등 영향이 컸다.
한화생명 영향에 4분기 주춤
㈜한화는 지난해 매출 62조2784억원, 영업이익 2조51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8% 증가, 14%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조2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영향으로 연간 실적도 가라앉게 됐다. 이 기간 ㈜한화의 영업이익은 2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02% 줄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주저앉은 모양새다. 92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전분기 대비 76.8% 급감했다.
이는 금융부문 계열사 한화생명의 영업이익 감소 영향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한화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9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저축보험 판매가 늘면서 매출은 올랐으나, 해당 판매에 따른 비용이 비차익 감소로 이어진 게 원인이다. 이에 전분기 340억원 영업이익을 냈던 것에서 적자로 전환됐고, 전년 동기 70억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해서도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비금융 계열사들은 방산 사업의 고이익성 매출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흑자 전환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 한화솔루션의 효자는 신재생에너지부문이었다. 케미칼부문의 적자전환, 첨단소재부문의 적자확대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부문 실적이 대폭 성장하며 해당 기간 총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이 기간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은 1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4% 올랐다.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부문이 전년 동기 1530억원 영업손실에서 23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한 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5%, 전분기 대비 174% 급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폴란드와 3조2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주 계약을 맺었는데, K-9의 초도 물량이 일부 반영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수익성·재무건전성 잡는다
㈜한화는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금융부문 신제도 도입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내 가장 큰 화두는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정착이 꼽힌다.
IFRS17은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제보험회계기준이며, K-ICS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도록 감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건전성회계 지표다.
이러한 신제도 도입으로 보험업계는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관리라는 이중고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 관계자는 “금융부문에선 판매채널과 디지털 금융의 시너지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견조한 실적을 견인할 계획”이라며 “올해도 금리와 원자재 가격 등으로 인한 글로벌 불안요인 및 경기침체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신재생에너지와 안보 시장의 확장을 중심으로 비금융사는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보통주 1주당 750원, 우선주 1주당 80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